님 떠나보낸 테헤란로는 지금

“일부 건물은 현재 6개월째 건물 전체가 비어 있습니다.”

서울 삼성동 테헤란로 인근에서 영업 중인 G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낙담한 말투로 말했다. 이 대표는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대다수 IT기업이 성수, 마곡동, 판교로 이주하고 테헤란로에 위치한 공기업도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있다”며 “수요 감소로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때 ‘창업의 거리’였던 테헤란로에 ‘빈집’이 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로 IT 기업들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다. 국내 IT를 대표하는 넥슨, 엔씨소프트, 삼성SDS 등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테헤란로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실제 서울 삼성역 오피스 타워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들에 따르면 이 지역의 공실률은 대로변은 10% 정도, 지선도로의 경우 20~30%에 달했다. 삼성동에 위치한 S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전반적으로 2년 사이 공실률이 5~10%정도 늘어났다”며 “현재 평균 공실률은 30~35% 정도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공실률 증가는 거래량 감소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오피스 임대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50% 감소했고 지속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실률이 높아지자 임대료는 하락했다. 인근 부동산 매매업자들에 따르면 테헤란로 대로변 사무실 가격은 2011년 3.3㎡당 15만~16만원에서 현재 13만~14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테헤란로에도 서광이 비추고 있다. 대형 IT기업이 빠져나가고 임대료가 낮아지면서 그 빈자리를 창업지원센터와 스타트업(Start-up)이 채우고 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역삼동에 설립한 기업가정신센터 ‘디캠프’는 2030 창업자들에게 기회와 도움을 주기 위한 보육ㆍ협업 공간을 제공한다. 선릉에 위치한 ‘넥슨앤파트너즈센터’와 같은 기업 창업지원센터도 기존의 인프라를 이용하기 유리한 테헤란로에 위치해 있다.

본엔젤스, 케이큐브벤처스 등 최근 모바일 벤처에 투자를 진행 중인 벤처캐피탈도 선릉ㆍ역삼 등에 터를 잡았다. 앱디스코, 씨온과 같은 모바일 벤처기업들도 테헤란로 일대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IT기업이 판교로 가고 테헤란로에 모바일 벤처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테헤란로가 다시 창업의 거리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류정일 기자ㆍ홍석호 인턴기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