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대한민국 맥주시장에 매머드급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벨기에계 안호이저-부시(AB)인베브가 국내 맥주업계 1위 기업인 오비맥주의 대주주로 나선데다 롯데그룹까지 올해 중반쯤 맥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맥주시장 3파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하이트진로의 1위 탈환 작전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업계에선 벌써부터 ‘오비맥주의 독주체제냐’, ‘하이트진로의 1위 탈환이냐’, 아니면 ‘롯데맥주의 파란’이냐 등 각가지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맥주업계 1위 오비맥주 새주인 만나다=국내 맥주업계 1위 기업인 오비맥주의 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미국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에서 AB인베브로 바뀌었다. 2009년 AB인베브로부터 오비맥주를 18억 달러(2조3000억원)에 매입한 뒤 4년여동안 대주주로 있던 KKR이 다시 AB인베브는 58억달러를 받고 매각한 것. 오비맥주의 몸값이 3배로 뛴 셈이다.

이에 따라 맥주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일단 장인수 대표이사 경영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장 사장이 취임 이후 오비맥주가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를 누를 정도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1년 5월 처음 월 기준 50.3%의 시장점유율로 국내 수위에 올랐으며, 2011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50.5%로 15년 만에 1위 탈환에 성공했다. 특히 AB인베브도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장 사장을 신임한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에 따라 장사장이 계속 경영을 맡게 되고, 오비맥주의 한국 본사와 사명은 유지된다. 오비맥주는 AB인베브 아·태지역에 속하게 된다. 미셸 두커리스 사장이 아태지역을 총괄한다.

4년여 만에 오비맥주를 다시 인수한 AB인베브는 벨기에 루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상장 법인이다. AB인베브는 KKR에 한국시장에 연착륙한 ‘버드와이저’·‘버드아이스’·‘호가든’ 등의 브랜드 유통 독점 라이선스를 계속 제공해 왔다. 미주·유럽·아시아를 중심으로 주도적인 입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맥주 출범 등 맥주시장 판도변화 예고=국내 맥주시장은 2009년만 해도 하이트맥주가 업계 선두로, 오비맥주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강 구도’로 짜여졌었다. 2008년 당시 하이트 맥주는 58.1%의 시장점유율로 오비맥주 41.9%를 16.2%포인트 앞섰다.

2009년 1분기에는 오비맥주가 시장점유율 42.4%를 기록하며 하이트맥주를 바짝 추격한 후 결국 이를 뒤집고 독주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각각 57.7%, 42.3%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55.6%, 44.4%)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최근에는 오비맥주의 시장점유율이 무려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맥주시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맥주회사가 다시 등장함으로써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간의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인 KKR과 달리 AB인베브는 막강한 자금력을 내세워 한국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오비맥주를 따라잡기 위해 개발기간만 3년이 소요된 에일맥주 ‘퀸즈에일’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에는 소매 마케팅 조직을 보강하는 등 점유율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이같은 마케팅 공세를 통해 올해 맥주업계 1위자리를 탈환한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야심이다.

소주와 양주시장에만 진출한 롯데주류도 올해 상반기 맥주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어떤 형태로든 국내 맥주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이라는 시각도있다. 롯데주류는 2012년 1월 18일 충북 충주시와 맥주공장 신규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3월 맥주 제조면허를 취득했다. 롯데주류는 7000억원을 들여 총 33만㎡의 부지에 건축면적 9만9000㎡규모의 맥주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이 공장은 연간 50만㎘의 맥주를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롯데주류는 빠르면 오는 5~6월쯤 맥주 신제품을 출시하고 맥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현재 시제품 생산, 신제품 이름, 종류, 맛 등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결국, 오비맥주-하이트진로의 양강 구도인 맥주 시장에는 대기업인 롯데그룹의 가세로 생사를 담보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어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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