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자본 참여 추진…기재부 “부채감축 못하면서 돈 들여 개발하는 것 안돼” 가이드라인 제시
한국전력의 대도시 권역 내 부지와 LH공사의 미매각 토지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개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하지만 공기업 부채감축 계획을 평가 중인 기획재정부는 부채를 당장 줄이지 못하는 개발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기획재정부와 한전, LH공사 등에 따르면 이들 두 공기업은 비핵심사업 매각, 사옥 매각, 예산 절감만으로는 기재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획기적인 부채감축이 어렵다며 부동산 개발에 민간자본을 유치, 개발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전은 3조원대로 추산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본사 부지를 비롯해 대도시 권역 안에 있는 부동산을 민간 개발업자와 협의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전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대부분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어 오피스 빌딩이나 주상복합아파트 등으로 개발하면 민간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개발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령 한전이 주주로 참여하는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땅을 매각한 뒤 상업용으로 ‘용도변경’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용도 변경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의 허가가 필요하다. 실제로 강남구 삼성동 일대 공인중개사들과 인근 토지주들 사이에서는 삼성생명이 한전 본사 부지 개발에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있다. 삼성생명은 2011년 한국감정원이 대구 혁신도시로의 이전하며 내놓은 부지와 건물을 2328억원에 매입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재부는 부채를 줄이지 못하는 민간 참여 개발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획기적인 부채 감축이 반드시 필요한 공공기관 개혁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채를 줄이지 않고 되레 돈을 들여 개발하는 것은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공공기관은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LH공사는 보유부지 가운데 혁신도시 등에서 개발사업으로 팔려고 내놓은 미분양 사업지와 매각이 지연되는 도시 근교 아파트 분양용지에 대해 민간 제안을 받아 사업계획 변경을 통해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H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전국의 미매각 토지는 약 30조원에 달해 채무상환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전과 LH공사의 부채 합계는 2013년 6월 말 기준 243조9000억원으로 295개 공공기관의 전체 부채 493조4000억원(2012년 말 기준)의 절반에 육박한다. LH공사의 부채는 141조7000억원으로 하루 120억원의 채무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발전 자회사 6개를 포함한 한전의 빚은 102조2000억원이다. 이들 두 기관의 부채 감축 계획이 전체 공공기관 개혁작업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한편 한전과 LH공사를 포함, 공공기관들은 주부부처와 협의를 거쳐 이달 말까지 부채감축 계획을 기재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창훈·윤현종 기자/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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