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매년 늘어나는 복지지출의 구조조정을 위해 불평등 연계 조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평등 연계 조세(Inequality Indexation)란 기업의 영업이익을 근로자에게 임금 형태로 분배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이 감소해 불평등이 증가할 때 법인세 등의 최고세율을 올려 부과하는 것을 뜻한다. 기업 실적에서 근로자가 가져가는 몫이 작아 소득불평등이 악화되면 자동적으로 세금의 누진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16일 국회예산정책처에서 열린 복지지출 구조조정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김미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불평등 연계 조세 도입이 복지지출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빈곤과 소득불평등이 커지면 복지 수요가 늘어나 지출도 커진다.

반면 소득불평등과 연계해 세금의 최고세율을 높이게 되면 기업은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금 인상 등 예방적 조치를 하게 된다. 임금이 올라 근로자 몫이 늘어나면 소득불평등이 개선돼 복지 지출도 줄일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근로자에게 소득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불평등이 생길 경우 세금을 더 내야한다는 인식이 생기게 된다”며 “소득불평등이 더 커지기 전에 불평등 연계 조세를 도입해야 복지 지출 감소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 아직 불평등과 연계한 조세체계를 도입한 전례가 없고, 기업의 조세 저항도 클 것으로 예상돼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게 김 위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도 기업 기술개발 지원 등 성장 친화적 정책을 마련해야 불평등 연계 조세 도입에 따른 기업의 저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의 절실함이 큰 계층에게 우선순위를 둬 한정된 복지재원을 배분하는 선별적 복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종천 숭실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선별적 복지를 통해 무상보육, 무상급식 등이 필요 없는 납세자는 관련 세금을 내지 않고, 혜택도 받지 않도록 하면 불필요한 복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또 무상복지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려면 다양한 시나리오를 통해 조달 가능 금액을 추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세금탈루 방지와 같은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구조조정, 금융수익 과세, 증세 등 다양한 복지 재원 방안을 통해 복지에 쓸 수 있는 금액을 미리 추정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 복지단체 등 여러 기관이 추정액에 대한 타당성, 객관성을 상호 검증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