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ㆍ원승일 기자]정부는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과 관련해 지분를 최대한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27일 미주개발은행(IDB) 총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AIIB 가입결정과 관련한 배경 설명을 통해 “앞으로 지분율 구성에 있어 국익이 반영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관리관은 “AIIB 설립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겠다”며 “3월 말 기한 이전에 AIIB 참여를 결정함에 따라 협정문 논의 과정에서 국익을 반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창립 회원국이기 때문에 지분 프리미엄을 얻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분 배분은) 아시아 역내ㆍ역외국 배정, 국내총생산(GDP)을 명목 또는 실질 기준으로 하느냐 등 여러 요소를 감안해야 한다”며 “역내에선 한국이 중국과 인도에 이어 GDP 규모가 3위지만 지분율이 3번째가 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 방침은 오는 6월말까지 3개월 동안 펼쳐질 지분협상이 AIIB의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구조, 조직 및 인력 구성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표명된 것이다. 실제 본격 시험무대는 앞으로의 지분협상이 될 전망이다.
AIIB는 초기 청약자본금 500억달러를 기본으로 총 자본금을 1000억달러로 늘려 올 연말~내년 초 출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국가별 지분은 GDP 등 경제력에 비례하되, 아시아 역내 국가가 75%, 역외 국가가 25%의 지분을 갖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이 50%의 지분을 가져 최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지만, 이에 대한 견제가 만만치 않아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한국 정부도 중국 지분이 50% 미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별 지분은 참여 국가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AIIB의 투표권은 지분에 비례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참여국에 각각 1표의 투표권을 부여하는 유엔(UN)과 다른 방식이다. 때문에 IMF의 지배구조가 경제력에 종속돼 미국 등 경제대국의 입김에 좌우되며, 비민주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IMF를 견제해온 중국이 그 지배구조를 따온 것은 아이러니다.
한국이 최소한 6%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조직 구성과 인프라 개발 참여 등에서 실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AIIB 참여 결정을 계기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것도 과제다. 한국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한ㆍ중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협력 관계가 실제 중국에 진출한 기업이나 진출하려는 기업, 중국과의 교역을 확대하려는 기업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도록 외교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8개월여 동안의 검토와 고심 끝에 AIIB 가입 결정을 내리고 중국 정부에 정식으로 통보했지만, 실질적인 이익을 위해선 지배구조 논의과정에의 적극적 참여를 통한 적정 지분 확보와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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