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우크라이나 사태 등 유럽의 안보위기가 독일 국방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의 안보는 냉전종식 이래 최대 위기를 맞으며 ‘신냉전’이라고 까지 불리면서 긴장이 고조되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요국 가운데 하나인 독일 내부에서 병력확충, 군비증강 요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폴란드 슈체친항에 위치한 나토군 기지는 러시아와 인접한 탓에 기지를 지키는 수비병력이 400명까지 늘었고 최첨단 지휘통제실이 건설되고 있다. 내년 중반까지는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작업을 진행중이다. 이곳 책임자인 독일 장성 루츠 니만 장군은 “기지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국방예산 증액을 지지하는 독일 국민은 49%, 반대하는 이들은 36%로 예산증액 여론이 우세했다.
과거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킨 과거 나치 독일의 재현을 우려하는 이들은 독일의 군비증강에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요아킴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역사를 방패막이로 삼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5년 간 군비지출을 제한해 온 독일 정부는 향후 5년 간 국방예산을 6% 더 늘릴 예정이다. 내년 국방예산은 올해보다 12억유로 증액한 342억유로(약 40조7000억원)로 책정됐다.
예산은 장비 현대화, 재고 확충, 나토 회원국 부담금 증액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무기조달 프로그램 문제 등 구조적, 이론적,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있다.
1990년 과거 서독 시절 50만 명에 달했던 병력은 감축을 거듭해 18만 명으로 줄었다. 전차 수도 2125대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250대에 불과하다. 빠듯한 예산에 정부는 부대 및 장비 완전 편성을 포기하고 70% 수준으로 낮췄다.
지난해 의회 청문회에서는 예비량 부족으로 상당수 장비가 활동불능상태에 빠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C-160 트랜살 수송기는 43기 중 24기만 운용가능했고 헬리콥터도 190대 가운데 41기만 동작 가능했다. 유로파이터 전투기는 109대 중 42대만 쓸 수 있었고 마르더(Marder) 보병전투차량은 406대 중 280대만 운용하고 있었다.
이와 함께 컨설팅업체 KPMG는 대형 무기 주문에 있어 주문 지연, 부정확한 계약, 모호한 책임소재 등 140가지의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수송기 분야는 사태가 심각했다. FT는 에어버스 A400M기 조달에 있어 인도가 5년이 지연돼 여전히 50년 된 트랜살 수송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전히 독일의 국방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에 불과해 나토가 회원국 기준으로 삼은 2%에 미치지 못한다.
한편 독일의 군비증강과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국방예산을 일시에 늘린다 해도 하룻밤 사이에 변화하지 않으며 장비 개선과 구조조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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