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강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네팔에 구호품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유는 다름아닌 네팔 당국의 관료주의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서방 정부 관계자들과 국제구호단체 관계자들을 인용, 네팔 당국자들이 통상적인 세관 검역과 기타 절차들을 빌미로 훼방을 놓고 있어 공항과 창고에 구호품이 그대로 쌓여있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맥골드릭 유엔 거주담당 조정관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관료주의적인 절차가 지나치다는 사실은 병목현상을 야기한다”며 “거쳐야 할 정부 절차도 많고 관련된 부서들도 너무 많으며 서로 다른 관련부처 계선도 많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자들이 카트만두 창고에 있을 필요가 없고 공항에 있을 필요도 없다. 피해를 입은 지역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진도 7.8규모의 강진이 네팔을 강타한 직후부터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 비판은 ‘정부는 어디있느냐’다. 푸르나 바하두르 카드카 네팔 의회 합동 서기 역시 사고직후 첫 이틀 간 정부의 조치가 적절하지 못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 기능이 정상화되기 시작하면서 일부 정부 관계자들이 긴급 구호 물품까지 규제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엄격한 절차에 일선에 구호품 공급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C-17 수송기를 통해 UH-17 헬리콥터를 지원하고, 4대의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를 투입해 구호물자를 카트만두에서 재해지역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현재는 지원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병대 헬리콥터 조종사인 에드워드 파워스 중령은 “지난 72시간 동안 오키나와 화물적재장소에만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같은 물자지원 지연은 카트만두 공항뿐 아니라 인도 접경 국경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국경을 넘어 들어오려는 물자들은 모두 ‘엄격한 검역’을 통과해야 한다.
맥골드릭 조정관은 과거 네팔 정부는 이같은 절차를 완화했었다며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196톤 이상 대형 항공기들의 카트만두 공항 이착륙마저 금지시켰다. 이들 항공기가 활주로를 손상시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금까지 네팔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72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만 1만4000명에 달했다. 지난 3일엔 101세 노인이 재해 더미에서 살아나는 기적이 연출됐다. 그러나 구호는 기적을 바랄 수 없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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