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정규(수원)기자]수원 롯데몰과 애경(AK)이 수원역사에서 ‘다리 전쟁’을 벌이고있다. 30억원을 들여 수원 역사와 쇼핑몰을 연결하는 다리 공사를 진행했던 롯데몰은 불과 10m를 앞두고 공사를 중단했다. AK측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다리를 연결하려는 자‘와 ‘막아내려는 자’와의 치열(?)한 싸움으로 최대 500m까지 돌아가야하는 이용객은 물론 주민들까지 큰 불편을 겪고있다. 시민들은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인 불편한 민원을 조속히 해결해 줄것을 수원시에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수원시는 수원 시민을 우선 고용하도록 일자리창출 업무협약(MOU)을 롯데몰과 맺었다. 롯데몰에 입점한 개인사업자들은 예상 매출이 줄어들자 고용 인원을 감축하는 등 ‘도미노’ 현상이 심각하다. 롯데몰은 입점 당시 수원 시민 4100명을 채용했으나 지난 1월부터 매출부족에 따른 감원으로 현재 350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수원시의 중재 노력은 잘 보이지않는다. 양쪽 입장차가 너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염태영 수원시장의 탁월(?)한 현장 갈등 조정능력을 기대하는 이유다.

■유통공룡 ’다리전쟁‘ 지난해 11월 수원점을 오픈한 롯데몰은 수원역사와 쇼핑몰을 잇는 다리 공사를 5개월째 중단한 상태다. 롯데는 수원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롯데몰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난해 8월부터 30억원을 들여 다리연결 공사를 했다.

연결공사는 10m에서 멈춰졌다. AK가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AK는 수원 역사 지분의 84%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경의 허가가 없으면 다리 연결은 불가능하다.

AK는 내년 말 수원역 버스환승센터가 완공되면 철거해야 할 다리를 굳이 역사와 연결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AK관계자는 “멀쩡한 AK의 건물에 벽을 뚫어 롯데몰로 가게 해달라는 것인데 상도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상식적이지 않다”며 “내년에 버스환승센터가 연결되면 수원역과 롯데몰이 연결되는데 굳이 다리를 지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접근성 문제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롯데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롯데몰은 지난해 11월, 12월 두차례에 걸쳐 AK측에 보행육교 연결 협조 공문을 보냈다. 올해는 육교 완공을 요구하는 2000여명이 참여한 서명을 AK측에 전달했다. 하지만 AK측의 답변은 ‘묵묵부답’이다.

■수원시, 시민불편 ‘나몰라라’?

롯데몰 이용객들은 다리에서 수원역사로 직접 가지 못하고 양쪽으로 뻗어 있는 수원역 출구를 이용해 500여m를 돌아가야 한다.

특히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은 수원시 평동, 서둔동 거주 주민이다. 이들은 수원역 이용시 100m도 안되는 거리를 500m 실외로 돌아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야간에 돌아가다 우범지역에서 ’변‘을 당할 수도 있어 이용객이나 주민들은 불안하다. 수원시에는 민원이 빗발쳤다. 하지만 수원시와 코레일 측은 말 못할 깊은 고민이 있다. AK가 수원역사 지분의 84%를 보유하고 있다. 수원역의 대주주인 셈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육교를 연결해 드리고 싶어도 건물 소유권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며 “코레일도 세입자 처지이기 때문에 시민들의 민원에 대해 어떻게 처리할지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소비자지원팀 유혜숙팀장은 “2주전에 롯데몰 등을 둘러봤는데 매출 감소에 따른 고용 감소가 있었다는 애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롯데자산개발 김창권대표와 수원시는 지난해 1월15일 수원시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롯데몰 전체 일자리에 수원시민을 우선적으로 채용했다. 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고용감소가 이어지고 이용객과 주민들의 불만은 고조돼 염태영 수원시장의 현장 조정능력에 남다른 기대를 거는 시민들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