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ㆍ장필수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혁신기구 위원장직 제안을 끝내 고사하면서 차기 후보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조 교수 카드가 부상하면서 새정치연합 내 중진들의 심기는 불편해졌다. 조 교수가 ‘기득권 포기’를 강조하며 4선 이상 중진의 용퇴와 적지 출마를 주장하고 있어서다. 중진들은 말을 아끼면서도 “누구를 자른다는 마이너스식 혁신은 좋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의 한 5선 의원은 21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구태 의연한 혁신방안이다. (혁신이란 것은) 긍정적인 관점에서 ‘이런 사람으로 하겠다’고 하는 것이지 마이너스 적으로 이 사람 저 사람 잘라내는 것은 좋은 혁신ㆍ통합적 방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도 “학자가 아무 권한도 없이 와서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는 어렵다. 그 분이 하시는 모든 혁신의 내용을 우리 당이 다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아니지 않나”라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중진 의원을 구태로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불편함도 있었다. 수도권 한 4선 의원은 “수십년 간 정치를 하며 당을 위해 몸을 던져 싸워왔는데 ‘4선이면 많이 했으니 이제 그만해라’라고 하는 것이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또다른 3선 의원도 “당의 사정을 잘 알아야 하는데 그런 것을 기계적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는 조 교수 영입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초선의 박범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 내부의 혁신역량이 극대화 돼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한계가 있다. 당 외부로부터의 자극이 필요하다”며 “조 교수는 혁신 마인드를 갖췄고 국민 눈높이에도 맞는 만큼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 교수의 혁신안을 맞다 틀리다 할 순 없지만 그런 기준을 갖고 들어와 당 내부의 혁신역량을 만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공식적으로 혁신위원장직 제안을 받지 못했다며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또한 학자인 자신 보다 안 전 대표 등 당 내 인사가 맡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의 혁신에 대해서는 중진 의원의 기득권 내려놓기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조 교수는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진 의원 여러분께서 자발적으로 ‘적지’에 몸을 던져주시기만 해도 민생과 민주를 위한 정권 교체는 한 걸음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가 기득권 포기를 공식 결의하고 당력을 모아 공동 추진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새정치연합의 혁신을 위해 ▷도덕적ㆍ법적 하자가 있는 인사의 공천 배제 ▷4선 이상 용퇴 또는 적지 출마 ▷현역 의원 교체율 40% 이상 실행 ▷완전국민경선 실시 등을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