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사회는 시간이 갈수록 더 다양하고 더욱 세밀하며 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정보획득의 수단 또한 진화를 해 왔다. 1970년대까지는 지상관측 또는 원격탐사를 위하여 항공기를 주로 이용하였으나 현재는 인공위성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항공기에 비해 인공위성이 월등하게 유리한 점은 영공침범이라는 국가 간의 분쟁 없이 우주공간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획득한다는 것이다. 우주는 1967년부터 효력을 발생한 우주조약에 의거하여 누구의 주권도 미치지 않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주공간의 시작은 어디부터 일까? 아직 국제법상으로 정한 바는 없지만 세계적인 항공우주학자 ‘폰 칼만’이 제안한 고도 100km를 우주공간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그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공기의 밀도는 고도가 높을수록 매우 희박해지게 되는데 이러한 환경에서 항공기는 양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비행하여야 한다. 이 속도를 인공위성의 속도와 같게 설정하고 공기밀도를 구했는데 이 밀도에 해당하는 고도에서는 항공기가 아니고 인공위성이라고 본 것이다. 그리고 그 고도를 기억하기 좋은 숫자인 100km로 정의한 것이다. 실제로 인공위성은 고도 수백에서 수만 km에서 운영된다.
우리는 우주가 무한히 큰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 무한함이 우리 모두에게 끝없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우주공간 내 최적의 위치와 권리를 선점하려는 국가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정지궤도위성을 배치시킬 수 있는 정지궤도의 확보이다.
정지궤도는 지구 적도 상공 35,786㎞에 그려진 1차원 가상의 원주인데 이 궤도를 따라 인공위성이 동쪽으로 초속 약 3km로 날아가게 되면 반지름이 6,378km인 지구의 자전 각속도와 같아져 지구에서 볼 때 인공위성이 한 곳에 정지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하나의 정지궤도위성을 확보하는 것은 지상에다 길이가 35,786㎞인 장대를 하나 세운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 비유하자면 방송/통신용 정지궤도위성은 이 장대에 방송/통신용 중계기를 설치한 것과 같고, 지구관측/감시용 정지궤도위성은 이 장대에 관측용 카메라/CCTV를 설치하여 지상을 24시간 관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정지궤도 이외의 다른 궤도를 도는 모든 인공위성들은 매 주기 마다 궤적을 바꾸기 때문에 원하는 지역에서의 정보획득은 하루에 제한된 시간 동안만(수 분) 가능하다는 사실과 비교해보면 정지궤도위성이 갖는 이점을 잘 이해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물리적 공간 측면에서 최대수용이 가능한 정지궤도위성의 개수는 얼마나 될까? 통상적으로 하나의 정지궤도위성이 점유하는 공간을 극한 상황까지 도달한 각도 0.1도로 보고(위성간의 간격은 73.6km) 동일 공간에 2개의 위성을 동시 운용 가능하다고 볼 때 공간적으로는 최대 7,200개의 정지궤도위성을 배치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간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주변 정지궤도위성과의 상호 주파수 간섭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궤도확보가 쉽지 않다. 모든 위성 간에 사용 가능한 주파수는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현재 약400여기의 정지궤도위성이 정지궤도에 배치된 상황에서 궤도와 주파수 차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을 감안할 때 이미 정지궤도위성의 개수가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18년과 2019년에 정지궤도복합위성 2기를 발사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 위성들의 임무는 2010년에 발사되어 동경 128.2도에 위치한 천리안 위성을 대신하여 기상, 환경, 해양관측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위성이 갖는 궤도 및 주파수에 대한 권리는 위성의 소멸과 함께 사라지게 되므로 최적의 궤도 및 주파수를 확보하고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관망하는 자에게는 막연히 내 것인 듯하지만, 늦은 자에게는 내 것이 아닌, 그러나 선점하는 자에게는 내 것 같은 것이 바로 우주이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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