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1도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편의점 판매 품목 뿐은 아니다. 주류도 알코올 도수 변화에 따라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한다.
저도주 열풍 속에 1도 내려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곳은 롯데주류다. 올해초 14.5도로 기존 소주보다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춰 내놓은 기타주류 ‘처음처럼 순하리’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산 경남지역 중심으로 출시한 지 두 달만에 1000만병 이상 판매됐다. 소주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별명까지 얻는 것은 물론 알코올 도수를 1도 내리면 그만큼 원가 절감 효과도 있어 롯데주류 입장에서는 ‘꿩먹고 알먹고’ 있는 셈이다.
롯데주류는 또 일반 맥주보다 알코올 도수가 1도 정도 높은 ‘클라우드’를 통해서도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클라우드는 물타지 않은 올몰트(all-malt) 맥주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지난해 4월 출시돼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지난해에만 4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1분기에는 1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연간 600억원이 넘는 히트품목으로 자리잡았다. 판매량도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별로 50만→117만→130만→134만상자(1상자는 500㎖×20병)로 확대되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실 알코올 도수를 바꿔 대박이 난 곳은 ‘블루리본’이다. 회사명과 제품 이름이 같은 골든블루는 지난 2009년 40도 중심이던 위스키 시장에 36.5도로 낮춘 위스키를 내놓았으며, 최근 저도주 바람 속에 인기 상한가를 누리고 있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유일하게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최근 1년간 골든블루의 매출액만 853억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 1분기 매출의 경우 245억원에 이르며 전년 동기 137억원에 비해 78%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에서 53억원으로 4배 정도 뛰었다.
골든블루가 성장하는 동안 국내 위스키 시장은 지난 2013년 13%나 줄어들었으며, 2014년에는 4.5% 감소하며 뒷걸음질쳤다.
1도의 알코올 도수가 만든 변화는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 정도로 주류 시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쟁업체들이 과일 소주를 내놓고, 무연산 위스키를 내놓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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