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ㆍ원승일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가 덮치면서 관광ㆍ유통업계는 물론 영화, 스포츠, 놀이공원 등 레저,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메르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이른바 ‘사람 많은데는 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실제 유동인구도 큰 폭으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스 확산에 따른 내수 부진의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힘겨운 회복세를 보이던 우리 경제가 도로 주저앉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31개 해외 지사를 통해 집계한 결과 메르스를 이유로 한국 여행 예약을 취소한 인원이 총 5만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90%가량이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여행객이다. 최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한국인이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입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화권에 메르스 확산 우려가 커진 때문으로 보인다. 여행업계도 휴가철을 앞둔 시점이지만 여행 관련 예약이나 상담 고객이 예전만 같지 않다는 반응이다. 대규모 해외 관광객 취소와 신규 국내 여행객이 늘지 않자 호텔업계 매출도 덩달아 줄고 있다. 관광호텔업협회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발생 이전 대비 호텔 취소율이 40~50%가량 증가하고 있다. 관광호텔업협회 한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이후 서울지역 한 특급 호텔은 손실액이 40억원을 넘었다는 말도 나온다”며 “문제는 대안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유통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2명의 메르스 사망자가 나온 대전지역 유통업계 매출은 두자릿수의 역신장을 보여주고 있다. 대전 백화점 세이는 지난 1~7일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17.5% 감소했다. 갤러리아 타임월드도 잡화, 의류, 가전 판매 모두 감소하면서 같은 기간 매출이 -16.1%로 역신장했다.
메르스 여파로 영화관, 공연장은 물론 스포츠 경기장과 놀이동산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6월 첫째 주(6~7일) 전국 극장 관객은 122만4804명으로 메르스 사태 발생 전인 5월 첫째 주(2~3일) 221만5301명에 비해 44.7% 감소했다. 특히 메르스 환자가 처음 발생한(5월 20일) 이후인 넷째 주말(23~24)에는 196만6122명, 다섯째 주말(30~31일) 159만9227명 등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의 각 지방 문예회관 공연도 지난 주말에만 50여개가 취소됐다. 축구장과 야구장 관중도 대폭 줄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한 경기당 관람객 수를 집계한 결과 프로축구의 경우 지난 주말(6~7일) 관람객 수는 4700명으로 메르스 발생 이전(9000명)보다 48.3% 급감했다. 프로야구도 지난 주말 8800명으로 발생 이전(1만2000명)에 비해 28.5% 가량 줄었다.
주말 나들이객이 몰리는 놀이공원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전오월드의 경우 평소 주말 방문객 수는 1만8000여명이지만 지난 주말(6~7일)에는 1870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용인 에버랜드도 3만명이 방문해 평소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대전오월드 관계자는 “최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줄었다”며 “동물원 낙타도 메르스 음성 판결을 받긴 했지만 예방차원에서 내실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이동을 자제하면서 전국 고속도로의 교통량도 급감했다. 한국도로공사 교통센터에 따르면 지난 주말(6~7일) 동안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723만대로 전주(806만대)보다 10.3%(83만대) 가량 줄어들었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메르스 발생 이후인 5월 넷째 주 주말(23~24) 950만대에서 줄곧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평소보다 고속도로 이용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메르스 사태가 길어지면 여름 성수기 때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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