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메르스 사태가 또 다시 확산이냐 되느냐 중대 기로에 섰다. 보건당국은 매르스 사태가 진정국면에 돌입했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허술한 방역망을 뚫고 확진자가 끊이질 않고 있다.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불리던 지역사회나 병원들도 메르스에 감염되면서 비상이 걸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메르스 사태의 큰불은 어느 정도 잡혔으나 전국을 무대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잔불은 여전해 언제든지 큰불로 번질 수 있다는뜻이다. 여기에 덧붙여 확진자의 잠복기가 몰린 오는 24~26일의 상황도 메르스 사태의 향배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중 하나로관측되고 있다.
19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누적 환자는 총 166명, 사망자는 24명이다. 전날보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 1명씩 늘었다. 반가운 것은 환자 수가 최근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 23명을 정점으로 12일까지 매일 10명을 넘어섰던 신규 발생 환자가 13일을 기점으로 급감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13일 신규 확진자 7명을 시작으로 14일 5명, 15일 4명, 16일 8명, 17일 3명, 18일 1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메르스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직감할 수 있는 데이터는 또 있다. 바로 메르스 완치 판정을 받고 병원을 나오는 퇴원자 숫자다. 지난 5일 첫 퇴원자가 나온 이후 19일 현재 총 30명을 기록했다. 특히 17ㆍ18일 이틀 연속 신규 확진자보다 퇴원자 숫자가 앞서는 등 역전 현상이 이어졌다. 격리 상태에서 해제된 사람도 5535명으로 전날대비 1043명 늘어난 점도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권준욱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삼성서울병원 등 3차 유행 지원지를 차단하면 대규모 추가 환자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들어 신규 환자가 줄고 있는 경향은 틀림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거릿 찬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가 감염력이 강한 방향으로 변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전파되도 지속적인 추가 전파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보건당국과 맥을 같이하는 말이다.
하지만 아직 긴장의 끈을 놓기엔 이르다는 반대의 주장도 있다. 김광민 대전선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메르스 사태가 대체로 진정국면에 접어든 느낌이지만 최근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발생지역도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추세여서 아직 낙관하기엔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최근 돌아가는 상황이 긴장을 풀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게 김 과장의 판단이다.
김 과장의 주장처럼 최근 메르스 발생 상황을 들여다보면 무조건 낙관론을 펼만할 상황은 아니다. 메르스 감염 우려 때문에 자가 격리중인 의심자가 격리지역을 이탈하거나 확진자에 대한 정보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신고 체계도 낙후되는 등 방역시스템이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일각에선 이같은 산발적 상황이 한두달 지속될 것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동 인근 경희대병원과 충남 아산충무병원에서 확진 환자가 새로 나왔고, 심지어 간호사 등 의료진도 바이러스에 노출됐다. 이들 병원은 각각 코호트 관리에 들어갔거나 폐쇄 조치됐다. 이중 경희대병원은 확진자가 신장 투석실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지며서 추가 환자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다. 보건당국은 확진자와 비슷한 시간에 신장투석실을 이용한 111명을 18일 긴급 격리 조치했다. 또 한번 보건당국의 방역망이 뚫린 셈이다.
방역망이 뚫리면서 비상이 걸리기는 메르스 청정지역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141번 확진 환자가 가족 등 일행 11명과 3박4일 제주지역을 관광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도 초비상 상태다. 원회룡 제주지사가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141번 환자의 이동동선과 머물었던 장소 등을 공개하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제주시는 141번 환자와 밀접 접촉한 신라호텔 직원 34명과 렌터카업체 직원 1명 등 35명을 자가 격리하고 또 다른 접촉자 64명에 대해서도 매일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격리자가 여전히 많은 것도 썩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격리자가 여전히 5930명(자가+병원격리)에 달하고 있다. 낙관론을 펴기엔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게 의료계 일각의 판단이다. 국내 최대 메르스 유행 진원지로 전락한 삼성서울병원의 상황도 메르스 사태의 판도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다.
보건당국은 현재 민관전문가로 구성된 특별방역팀을 삼성서울병원으로 급파해 병원 직원과 내원 및 입원환자, 환자가족, 방문객등을 대상으로 각각 바이러스 감염 조사와 의심자 정밀추적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외래환자와 가족, 방문객 등 방역당국이 추적 예정인 대상자가 무려 5만명에 달해 보건당국의 방역시스템이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기자]최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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