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리뷰스타=박주연 기자] 자연스러움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배우가 또 있을까. 무더웠던 날씨, 야외 사진 촬영을 마친 뒤 편안한 슬리퍼에 반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수더분하게 “오셨어요?”하고 먼저 인사를 건네는 류승룡(46)에게, 톱스타라면 으레 갖게 되는고정관념이나 편견을 찾아볼 수 없었다. 화려하고 다양한 수식어에 가려진, 진짜 류승룡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 류승룡이 밝히는 영화 ‘손님’의 진짜 매력 타이트한 일정이 이루어지다 보니, 본의 아니게 ‘손님’ 개봉 후에 인터뷰 자리를 갖게 된 류승룡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영화를 보는 개개인의 취향이 다르니 어쩔 수 없지 않나”며 “영화를 보고 ‘손님’에 끌렸던 관객들이 가진 ‘호’에 대한 취향에 나 또한 끌렸던 것 같다. 새로운 장르나 독특함, 비유와 상징들을 찾아내는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강했다. 피리부는 사나이의 모티프도 독특했고, 1950년대 오지와 폐쇄된 공간, 현재와 사회 등 어디에 대입해도 무방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 등이 ‘손님’을 선택하게 된 이유”라고 밝혔다.기존 공포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영화의 독특한 전개방식과, 오묘한 장르의 혼합 그리고 영화 스스로가 해석할 여지를 많이 남겨준다는 점에서 ‘손님’은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고 있으나, 실제로 영화에서 삭제되거나 변경된 부분이 많아지면서 다소 불친절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적지 않은 터. 관련해 류승룡 또한 “나중에 DVD나 감독판이 공개된다면 그런 부분이 나오길 바란다. 크게 관통하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러닝타임안에 담으려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 감독님이 이전의 경험치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그렇다면 ‘손님’으로 첫 연출을 맡은 김광태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류승룡은 “처음이다 보니 현장에서 원활하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신인감독만의 미덕이 있다. 용감함이다. 과거 흥행에 안주하거나, 과거 상처에 기피하거나. 자신 없음과 자신 과잉이 있을 수 있는데, 신인이기 때문에 열정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런 미덕이나 장점들이, 영화를 보는 데에 불편함을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지 앟나 싶다”며 감독은 물론 ‘손님’에 대한 진짜 매력에 대해 짚었다. ‘7번방의 선물’에 이어 ‘손님’까지, 또 한 번 차진 부성애 연기를 선보인 류승룡에게도 질문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또래 아이가 없었다면 힘들었을 것 같다. 아이가 있는 건 직접 경험이고, 아이를 잃은 건 간접경험인데 그런 면에서 아이들과 스킨십이나 부성애를 표현하는 것이 내가 아빠기에 더 수월하지 않았나 싶다”며 극중 영남으로 나온 아역 구승현에 대해 “내 큰 아이보다 한 살이 많고 객지에 가족과 떨어져 있다 보니 서로 의지했다. 지금도 나에게 아빠라고 부른다”고 밝혔다.
◇ 류승룡이 말하는 ‘천만배우’, 그리고 ‘다작배우’ 3편의 천만 영화 주인공, 그리고 출연 때마다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는 연기파 배우. 이렇듯 어느샌가 류승룡을 꾸미는 수식어의 무게가 점차 커지고 그에 따라 관객들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류승룡은 “그냥 하던 대로 하면 되는 것 같다. 혹자는 ‘류승룡 잘 나가더니 이번에는 이런 영화를 찍었어?’이럴 수도 있고, ‘류승룡이 이런 작품도 하는 구나’ 싶은 분들도 있을 거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이 있지 않나. 흥행 수치나 결과는 결국 내 권한 밖이다. 아무도 예상할 수 없는 거다. 낙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류승룡에게는 잘 되는 작품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있을까. 가볍게 질문을 던지자 류승룡은 “에이” 하며 손사래부터 쳤다.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간절하게 잘 됐으면 하는 희망은 있다. 그러나 그것이 선택의 주를 이루지는 않다. 신선하거나 도전할 만한 부분, 어떤 여운을 주느냐를 따라가게 되더라. 작품마다 물론 기준은 다르다” 이어 기존 류승룡의 영화들이 큰 사랑을 받게 된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순리대로 되는 거다. 그때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다”고 겸손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승룡은 천만배우 만큼, 자신의 이름 앞에 자주 따라붙는 다작배우라는 수식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5년 간, 2작품 정도씩 꾸준히 해왔다. 그 정도로 다작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유독 나에게 그런 말씀들을 하시더라. 나는 그저 내 소신대로 작품을 고르는 것뿐이다. 다작을 못해 안달이 나고 조바심이 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월에 ‘도리화가’를 끝내고 의도치 않게 휴식이 길어지고 있다. 체력도 회복하고 운동도 하며 알차고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 류승룡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이루어진다”류승룡은 대중들이 그에게 붙여주었던 여러 가지 화려한 수식어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오히려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류승룡과 잘 맞았다. 그렇기에 대중들이 지금 보내주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일부 질타에도 일희일비 하지 않았다. “물론 10년 전에는 조급함 과잉열정, 자기비하 등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또 연기를 배워가면서 많이 바뀌었다. 인생은 순리대로 가는 게 아니겠나. 내가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연력학 법칙에 따를 뿐이다”고 전했다.그러면서도 아직까지 연기에 대한 열정은 팔팔한 상태임을 밝혔다. 류승룡은 “연기가 재미있고 또 연기를 통해 인생응ㄹ 배웠다. 질풍노도의 시기 때 나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었던, 또 내가 앞으로 인생에서 해야 할 바를 잘 다독여준 게 연기다. 연기가 재미있고 좋았기 때문에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고 배고픈 시간을 어떻게 버티겟나. 조금이라도 재미없거나 의미가 퇴색된다면 연기를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소신 있는 발언을 이었다. 끝으로 류승룡은 아직까지도 부족한 것이 많다고 전했다. “사실 다시 연기해보라고 하면 못할 것 같은데 보면 부끄러운 작품들이 많다. 그래서 ‘다음에는 더 잘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도전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게 내 능력치고 한계치인 것 같기도 하다. 만족이라는 게 그렇지 않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다. 목적지가 만족인데 계속 기름을 넣어도 채워지지 않는다. 아직은 내게 부족함이 많이 보인다”화려한 수식어 속 본연의 류승룡은 항상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더 많이 나아가기 위해 열정적으로 발을 구르고 있었다. 사랑과 질타 등 여러 가지 대중적 잣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자신의 범위 내에서 지치지 않고 달리는 것이, 류승룡의 모습이었다. 순리대로, 소신대로 연기해나갈 것이라는 류승룡의 묵직한 발걸음과 그의 길을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사진=최지연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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