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세부사업의 25%가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부실’ 판정을 받았다. 미래세대의 빚으로 만든 예산을 마구잡이로 쓰려고 했던 셈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가 제출한 145개 추경 세부사업에 대한 분석 결과 36개 사업에서 45건의 문제점이 파악됐다고 12일 밝혔다.사업 4건당 1건 꼴로 문제가 있는 셈이다.

특히 16건은 연내에 집행되기 어려운 ‘불법’으로 지적됐다. 국가재정법은 연내 집행 가능성을 추경의 중요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684억원이 증액되는 감염병 예방관리 사업 중 구매 대금 555억원이 책정된 항바이러스제는 실제로는 내년에 필요한 약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출입은행 출자 사업은 1000억원이 반영됐으나 출자로 인한 수출입은행의 대출사업 중 일부는 6월말 집행실적을 고려할 때 연내 대출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예산정책처는 설명했다.

농어촌 구조개선 특별회계 중 2825억원이 책정된 수리시설 개보수 사업도 최근 세입재원 부족에 따라 집행 실적이 부진하다. 2013년 추경 사례처럼 연내 집행 가능성이 작아질 수 있는 것으로 예정처는 분석했다.

사업계획이나 사전절차 등 사전 준비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 사업도 16건에 달했다.

감염병 관리시설 및 장비 확충 사업에는 1447억원이 반영됐으나 구체적 지원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 심지어 지자체 실제 수요와 보건소 구급차 보유 현황 등도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총 4000억원이 책정된 의료기관 융자 사업 역시 융자 신청기관, 심사기준, 융자방식, 지원규모 등 구체적 사업계획이 없는 상태였다.

각각 1200억원, 400억원, 34억원 증액된 신용보증기관 출연 사업, 매출채권보험계정 출연 사업, 청년취업아카데미 운영 지원 사업 등 3건은 기존 사업성과가 제대로 확인되지도 않은 채 사업을 확대하는 경우로 지목됐다.

기금수입이 확대됐는데도 변경된 지출계획을 제시하지 않거나 중복지원 가능성이 큰 사업 등 철저한 집행관리가 필요한 사업도 10건 있었다.

예산정책처는 이번 추경을 포함해 총 22조원 규모의 재정보강책이 3분기에 100%집행될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0.26% 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의 예상치는 0.3%다.

예산정책처는 “특별한 위기상황이 아님에도 대규모 세수결손이 지속되고 이를 보전하기 위한 추경이 반복되는 점은 문제”라며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있고 그동안 정부의 노력도 미흡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