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매도 공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지난 13일부터 산출을 시작한 ‘KTOP 30 지수’가 휘청대고 있다. 외국인들이 실적 우려가 높은 대형주들을 주로 내다팔면서 지수의 하향추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출범전부터 문제로 지적됐던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재차 제기된다.

▶KTOP30 지수 하락=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종가 기준 KTOP30 지수는 지수 산출을 시작한 지난 13일보다 2.56%포인트 하락한 5858.94를 기록했다. 최근 5거래일 동안에는 하루만 오르고 내리 4일 연속 지수가 떨어지면서 지수의 첫 기준가(5965.89포인트)보다 1% 넘게 떨어졌다. 지난 13일부터 27일까지 코스피 지수가 0.75% 하락할 때, ‘한국판 다우지수’를 표방했던 ‘KTOP30 지수’는 이보다 더 큰 하락세를 기록한 것이다. KTOP30 지수가 떨어진 원인은 외인 매도세가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3일부터 외국인들은 한국 증시에서 637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시장에서 6580억원의 매도 우위를, 코스닥 시장에선 207억원을 매수 우위를 보였다. KTOP30 지수에 편입된 종목 30개 가운데 코스피 종목은 28개고, 코스닥 종목은 셀트리온과 다음카카오 단 두개에 불과하다. 외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우위를 보이면서 지수가 떨어진 것이다. 또 대형주들은 통상 외국인 보유 비중이 커,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게 된다는 공통점도 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50%가 넘는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종목 가운데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했다. 엔저 영향, 환차손 불안감 등이 거시적 원인이라면 실적 악화 가능성은 개별 종목 원인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에 대해 외국인들은 지난 24일까지 7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서면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2%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주가도 급락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들은 유가 하락 영향 때문에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그놈이 그놈’ 비판도= KTOP30 지수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하다. 유사한 여타 지수들과의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 기관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도입된 코스피50 지수는 도입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시장에선 별달리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KTOP30 역시 이와 유사한 길을 걷게 될 것이란 우려다.

한국거래소는 미국의 다우, 독일 DAX30, 프랑스 CAC40, 싱가포르는 STI지수를 ‘KTOP30’이 지향하는 모델이라 밝혔다. 그러나 시총 상위 종목 10개 가운데 9개가 코스피50 종목과 동일하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떠들썩하게 KTOP30 지수를 출범시켰지만, 시장의 반응이 냉랭한 원인이다. 특히 대형주들이 수급 불안과 실적 불안, 외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상승률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은 KTOP30의 초기 안착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종목들의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기관들이 KTOP30 지수를 추종하는 관련 펀드 출시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구성 종목들이 대부분 대형주 위주다. 펀드를 구성하려해도 수익률이 보장이 돼야하는데 쉽지 않다”며 “다른 기관들에서도 관망 분위기가 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