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완승’으로 끝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후 롯데가(家) 분쟁에 대한 시각은 신 회장의 빠른 ‘선공’으로 분쟁이 조기진화됐다는 해석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반격으로 다시 장기전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으로 나뉜다.

재계 일각에서는 주총에서 내상을 입은 신 전 부회장이 동생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한발 물러설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선제공격 성격의 주총 개최로 신 회장은 출석주주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며 ‘원 리더’ 자리를 굳혔고, 세력 싸움에서 패한 신 전 부회장의 앞으로 쓸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없다는 해석이다. 지난 17일 주총장을 나오면서 목격된 신 전 부회장의 떨리는 목소리, 의기소침한 태도가 여기에 힘을 더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총 후 신 전 회장이 일본 경영권만이라도 갖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 신 회장과의 협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인터뷰에서 신 전 부회장은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담당하라고 아버지는 계속 얘기해왔다”고 일본 롯데 경영자로 본인이 적임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경우 한일 원 리더가 아닌 계열사 분리를 놓고 신 회장과 타협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로서는 신 전 부회장이 고소ㆍ소송전으로 판세 뒤집기에 나설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신 회장이 L투자회사 대표이사로 취임할 때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 입장에서는 등기취소 소송과 문서위조죄 고소로 반격이 가능하다. 분쟁이 ‘불법 논란’으로 번질 경우 ‘법과 원칙에 따른 경영’, ‘투명 경영’을 강조한 신 회장의 원 리더 행보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시간이다. 신 회장이 한일 양국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의 와신상담이 길어질 경우 반격이 힘을 잃을 공산이 크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면세점 입찰, IPO 등 산적한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쟁 조기 진압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세력 회복에 실패할 경우 잠복기는 의미가 없어진다”며 “장기전으로 가도 신 전 부회장의 승리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손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