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호텔롯데, 금산분리 원칙따라 금융 소유 불가능…금융·유통 양대축 영토확장 신동빈 꿈 흔들릴수도
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롯데카드ㆍ롯데손해보험ㆍ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들이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이번 롯데 경영권 분쟁의 이면에는 ‘부동산 및 제조업’(신격호 총괄회장ㆍ신동주 전 부회장) 대 ‘금융’(신동빈 회장)간의 힘겨루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계열사의 처리 문제는 신동빈 회장의 향후 그룹 청사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금융권은 물론 재계의 관심이 되고 있다.
▶금융계열사 처리 어떻게 하나=롯데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금융 계열사의 처리 문제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금융 계열사의 최대 주주로 등재돼 있을 뿐 아니라, 현행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SK가 지주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SK증권 처리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신 회장이 최근 대국민 사과에서 “지주사 전환에서 금융계열사 처리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금융 계열사의 매각 가능성과 함께 신 회장이 직접 금융 계열사를 소유하는 방안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매각 이외에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점에서 롯데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롯데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로선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지배구조 개선 TFT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스터디해 조만간 방안을 도출해 낼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과 유통의 시너지…‘딜레마’에 빠진 롯데=특히 금융 계열사의 처리 문제는 금융과 유통의 시너지를 통해 영토를 볼륨을 키우고 영토를 확장하려는 그룹의 청사진과 직결돼 롯데의 고민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금융 계열사의 매각은 신 회장이 그리고 있는 ‘원 롯데’의 청사진에 정면 배치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롯데는 지난해 카드업계의 개인정보 유출사고 이후 롯데카드 내 멤버스 사업부문을 떼어내 ‘롯데멤버스’를 독립법인화 했다. 표면적으로는 “계열사 중심의 폐쇄형 회원관리 및 포인트 적립 서비스를 개방형 포인트 사업으로 확장하고 분석서비스의 전문성을 제고해 핵심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하지만 이는 신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금융과 유통의 시너지’ ‘옴니채널’구현을 위한 방안이라는 관측이다.
롯데는 이와 관련 현재 각 계열사별로 관리 운영하고 있는 각종 포인트 제도를 ‘롯데멤버스’를 통해 통합 관리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한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산재된 포인트를 롯데멤버스에서 통합 관리 운영하기 위해 우선 1차적으로 롯데백화점 내 TFT에서 엘포인트를 통합 관리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번 경영권 분쟁과 지주사 체제 전환 방침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딜레마에 빠진 금융…흔들리는 신동빈의 꿈=더 큰 문제는 금융 계열사가 롯데그룹에는 단순히 계열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이번 진흙탕 경영권 분쟁은 ‘부동산 및 제조업’ 대 ‘금융’ 간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공격젹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 규모를 키워왔던 신 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롯데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에게 금융은 단순히 계열사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싸움에서 신 회장이 이기더라도 금융 계열사 처리에서 뾰족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유통과 금융의 시너지를 통해 볼륨을 키우고 영역을 확대하려는 신 회장의 기본구도 자체가 뿌리채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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