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 지방에 사는 A씨는 최근 해외 휴가를 떠나며 자가용을 타고 인천 공항에 갔다.
휴가철 공항 주차장이 복잡하리라 예상한 A씨는 인터넷에서 공항 주차대행 서비스를 검색해 한 업체를 찾아 전화 예약을 했다.
공항 터미널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업체 직원이 짐까지 내려주며 친절하게 차를 인수해갔다. 귀국시에도 전화 한통이면 터미널 앞으로 차를 가져다 준다고 한다.
만족스럽게 공항으로 발을 옮기던 A씨에게 공항공사 유니폼을 입은 직원이 다가왔다. 직원은 캠코더로 차량 인계장면을 촬영하면서 “불법 주정차 및 주차대행 금지 안내”라고 써있는 안내문을 A씨에게 건넸다.
직원은 “이곳은 5분초과 정차 및 주차대행 금지구역”이라면서 A씨가 이용한 업체가 불법이며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자신이 이용한 업체가 불법이라면 왜 공사 직원이 불법 행위를 눈앞에 두고도 제지를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맞아 인천공항 주차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17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파악하고 있는 공항 주차대행 업체 수는 7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공항이 지정한 공식 업체는 단 1곳, 나머지는 모두 불법 사설 업체다.
단속을 두려워 않는 사설 업체들과 해법을 찾지 못한 공항공사 사이에서 10년 가까이 불법행위가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지정된 주차 공간을 사용하는 공식업체와 달리 사설업체의 경우 차가 아무곳에나 방치될 가능성 등 여러 위험부담이 있다.
하지만 상당수 이용자들은 불법이고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이용하고 있다. 특히 일부 사설 주차대행 업체들은 지난 2013년 협동조합까지 만들어 지난해에는 인천시 우수협동조합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주차협동조합 이사장 류모씨는 “공항에 자동차 2만여대가 들어온다고 하면 그 가운데 4000여대 정도는 사설 업체가 감당하고 있다”면서 20%정도를 사설 업체가 책임지고 있다고 추산했다.
해묵은 갈등의 역사는 사설 주차대행 서비스를 공항에서의 ‘영업행위’로 볼지 말지에 대한 공항과 업체들 간 소송에서부터 시작됐다. 1심 인천지법은 업체의 손을, 2심인 서울고법은 공사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공사는 2심 판결을 근거로 자체 단속을 통해 서울지방항공청에 과태료 부과를 의뢰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배째라’ 식으로 밀린 과태료를 내지 않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형사 처벌이 가능토록 항공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단속을 통해 과태료를 부과해도 힘을 못 쓰는 게 현실”이라면서 정치권의 관심을 촉구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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