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강 공원의 자전거도로. 자전거와 보행자가 부딪히는 사고가 날 것만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이 하루에도 수십번 씩 벌어집니다. 줄을 지어 달리는 자전거 옆으로 사람들이 걸어가고 반대편에서 자전거가 오는데도 자전거 도로를 가로질러 뛰어가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자전거들의 주행 속도는 대부분 시속 20km를 넘곤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사고가 난다면 전용도로에 들어온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 중 누구의 잘못이 클까요?

한강 공원의 자전거 코스는 100% 자전거 보행자 겸용도로입니다. 자전거 운전자들은 자전거 전용도로라며 보행자를 무시하고 쌩쌩 다니는데요. 사고가 나면 자전거의 책임이 더 큽니다. 보행자가 우연히 자전거 도로로 표시돼 있는 곳에 들어가 사고가 났다고 하더라도 자전거 책임이 더 큽니다. 도로변에 있는 자전거 도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최근 법원의 판결은 이와 좀 달랐습니다.

지난 2012년 서울 도림천변에서는 산책 중이던 70대 할머니가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자전거에 치어 뇌손상을 당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보행자 도로를 걷던 할머니가 자신도 모르게 자전거 도로로 넘어갔다가 사고를 당해 몸의 한 쪽을 쓰지 못하게 되셨던 건데요.

막대한 치료비에 소송전까지 벌어졌는데, 법원은 비록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사고가 났더라도 자전거 운전자가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자전거 운전자가 전방주시 의무를 게을리 한 만큼 손해의 40%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죠.

다만 법원은 보행자인 할머니도 60%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보행자의 책임이 더 크다고 판단이 되었던 것인데요. 보행자 진입이 금지된 자전거 전용도로에 들어갔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자전거 사고는 1만7000여 건. 사망자도 무려 300명에 육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