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시장의 관심이 다시 외국인으로 돌아왔다. 외국인의 수급은 통제할 수 없는 대외 변수에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는 최근 상황에서 유가증권시장의 방향을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는 국내외 투자은행이 밝힌 경기 회복의 공식대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외국인은 IT, 자동차 등 경기민감대형주와 금융주를 함께 담으며 경기 회복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외국인, IT 빅3에 러브콜=외국인은 지난달 21일부터 10거래일간 우크라이나 우려가 커졌던 이틀을 제외하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가장 큰 규모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5048억), NAVER(3725억원), SK하이닉스(2016억원) 등 IT ‘빅3’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달 18일 이후 13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매수우위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130만원 근처를 맴돌면서 ‘저평가’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실적이 전년 대비 감익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주가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 연구원은 “올해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6배, 주가수익비율(PER) 6.6배로 글로벌 IT 기업 가운데 가장 저평가돼 있는 수준인 데다, 향후 배당 증가 등 주주 우호적 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832억원), KB금융(764억원), 기업은행(481억원), 신한지주(253억원) 등 은행주도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과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 등으로 지난 1개월간 5.6% 상승했다”며 “저평가 매력이 남아 있어 3, 4월에도 상승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글로벌펀드 한국 비중 늘릴 것=문제는 외국인 매수세가 기대한 만큼 강하지 않다는 데 있다. 시장이 박스권을 벗어나 상승 추세로 접어들기 위해선 수급에서 강한 ‘사자세’가 필요하다.

실제 외국인 수급은 지난달까지 부정적이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1조2000억원을 팔며 4개월 연속 매도우위 거래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 가장 많은 자금을 빼갔다. 주식시장에서 미국의 매도규모는 9700억원, 룩셈부르크와 영국이 각각 7500억원과 2300억원이었다.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금까지는 신흥국에서 나타난 불안에 글로벌 이머징 펀드의 자금이 순유출되면서 한국도 다른 신흥국과 함께 자금 유출이 일어났다. 그러나 신흥국 간 차별화가 부각되면서 양상이 달라질 것이란 설명이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그림자 금융, 부동산 리스크 등은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펀드의 중국 비중 축소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제조업 경쟁력이 있는 우리나라의 투자 비중 확대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 차별화가 부각되면서 지난해 초 7% 초반이었던 글로벌이머징펀드의 한국투자 비중은 올해 1월 말 8.8%까지 상승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투자심리 회복 가능성도 글로벌펀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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