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10일부터 시작…준비 기간 태부족으로 ‘맹탕국감’ 우려 -기업인 증인 신청 ‘봇물’…대관 담당자들, 간식 싸들고 의원실 방문 줄이어 -준비 기간 절반 줄어…‘총선 준비’로 보좌진 지역구 파견 많아 인력도 부족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지난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1, 2층 출입구에는 오전부터 방문증을 받기 위해 줄을 선 기업 대관 담당자들과 피감기관 관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 재계단체 대관 담당자는 “평소에는 줄을 설 필요까진 없는데 요즘은 국정감사 때문에 사람이 늘었다. 방문증을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일도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양손에 빵, 케이크, 음료수, 와인 등 간식거리를 가득 들고 의원실을 방문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상임위 간사를 맡고 있는 한 의원실은 한꺼번에 사람이 몰려 문 앞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오는 1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요즘 의원회관은 기업 대관 담당자와 피감기관 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올 해 국감에서 기업인 증인 신청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기업 대관 담당자들의 발걸음은 더욱 분주해졌다. 특히 롯데의 경우는 실무자가 아닌 고위급 임원들이 직접 국회에 나와 수석보좌관이나 의원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기업 대관 담당자는 “오전에 국회로 출근해서 오후 5시 정도까지 의원회관에 머문다. 보좌관들과 점심 약속을 잡기 위한 대관 담당자들 간 경쟁도 있다”며 “간식거리를 사들고 직접 방문하기도 하고 의원실로 치킨이나 피자를 배달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보좌관들도 마찬가지다. 당초 10월로 예상했던 국감이 추석 전인 10일부터 시작되게 되면서 자료 요청이 늦어지는 등 준비 기간이 태부족이어서다. 올 해 국감은 13년 만에 추석 연휴를 끼고 10일~23일, 10월 1일~8일까지 1,2차로 분리 실시된다.
국토위 소속 한 야당 의원실 보좌관은 “지난 해에는 자료 요구를 8월12일에 했고 국감은 추석 이후에 시작됐는데 올 해는 자료 요구는 8월26일에 하고 국감은 추석 전에 시작된다”며 “절반 이상 준비 기간이 줄었다. 맹탕국감이 되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예년에 비해 대형이슈가 많지 않은 것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법사위 소속 한 의원실 보좌관은 “지지난 해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지난해에는 다음카카오 사이버 검열 논란이 소위 말해 메인 이슈였는데 올 해는 그런 대형 현안이 없어 ‘멘붕’이다”라고 말했다.
국감을 준비할 의원실 별 인력도 예년에 비해 적은 상황이다. 총선 준비로 정책보좌관들을 지역보좌관으로 교체했거나 보좌진 다수를 지역구로 파견 보냈기 때문이다. 외통위 소속 한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 의원실에 남아있는 보좌진이 3명뿐이다. 운전 수행비서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은 지금 모두 지역에 가있다”며 “국감을 준비할 인력이 부족해 별도 자료보다는 질의서 중심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추석을 사이에 둔 분리국감은 의원들에게도 애물단지다. 연말부터 총선 준비가 본격화되는 탓에 이번 추석은 지역 민심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때인데 국감 일정과 겹쳐 지역구 행사 참석에 차질이 생겨서다. 상임위 간사를 맡고 있는 수도권 지역 한 재선 의원은 “지역구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 사실 국감보다는 지역구 관리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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