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난 기자 자전거 출근 도전
출퇴근 시의 도심의 차량 평균 주행속도가 20km 전후임을 감안하면 평균 15km/h인 자전거 출근은 그렇게 느리지 않다. [헤럴드경제=김 난기자] 기자의 출퇴근 거리는 약 23km. 집에서부터 도로를 타고 행주대교를 넘어 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코스로 잡았다. 다행히 한강 자전거 도로가 18km라 비교적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평균 출퇴근 거리보다는 길지만 기자는 평소 로드를 즐겨 타는 터라 거리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평속을 고려하면 1시간이면 충분했지만 신호대기와 초행임을 고려해 15분 더 여유 있게 잡고 집을 나섰다. 시간 면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랑 별 차이가 없다.
쌩쌩 달리는 차량 옆 땀나는 도로 주행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된다. 인도에서 주행은 불법이다. 도로 맨 끝 차선 1/2 지점 바깥쪽으로 달리면 된다. 차선 1/2 지점으로 달리라는 것은 차량이 자전거 이용자를 피해 차선을 변경해 지나가라는 의미다. 차량이 무서워 갓길로 가다보면 노면 상황도 좋지 않을 뿐 더러 오히려 차량과 한 차선에서 나란히 달리게 돼 더 위험할 수 있다. 최근 이륜차의 인도주행 금지 단속으로 인해 자동차 운전자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도로를 주행하고 있으면 “자전거가 왜 차도로 내려오냐”는 항의를 많이 했었지만 지금은 최대한 자전거에서 안전거리를 지키면서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면에서 위험하다고 도로를 피할 것이 아니라 도로에서 달리는 자전거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자전거 이용이 더 쉽고 안전해 질 것이다.
집밖으로 나오면 파란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자출의 기분을 한껏 돋운다. 가벼운 페달링하면 자전거가 앞으로 씽씽 굴러간다. 출근을 하는 게 아니라 어디 나들이라도 떠나는 기분이다. 가로수의 무성한 잎들이 햇볕을 가려준다. 울긋불긋 물든 모습이 곱다. 출발할 때는 약간 서늘하지만 페달을 굴리면 금세 몸에서 열이 난다.홀로 도로를 달리는데다 바로 옆으로 차량이 지나가다보니 처음에는 긴장이 된다.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달리기만 하면 되므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교차로에서 우회전 하는 차량만 주의하면 된다. 하지만 행주대교에 오르기 전에는 교차로도 복잡하고 차량도 많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행주대교 우측 보행로를 따라 달리면 한강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다. 공간이 협소한 곳에서 급격한 유턴을 해야 되니 미리 감속해 두자.
여행가듯 즐거운 출근길한강 자전거 전용도로로 내려서면 이제부터는 자동차 걱정 없이 마음껏 달리면 된다.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이럴까. 아스팔트로 자전거길이 아주 잘 닦여 있다. 길 양쪽으로 나무와 수풀도 우거져 있어 아침 공원의 한가로움을 만끽하면 된다. 아침을 맞는 새들만 분주한 듯 하다. 조금만 더 달리면 길 왼쪽으로 강변이 펼쳐진다. 유유히 흐르는 한강은 가슴을 탁 틔게 한다. 햇살이 부셔져 보석처럼 빛나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대중교통을 이용했다면 지금쯤 ‘지옥철’에서 앞사람과 뒷사람에 껴서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있을 터다. 크게 숨을 들이마셔 신선한 가을 공기를 폐 속에 가득 채워본다. 페달을 돌리며 심장이 두근두근 세차게 뛰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껍다. 파랗기만 한 하늘 아래 햇살은 따뜻하고 나무는 건장하고 수풀은 무성하고, 자전거를 타고 마주 달려오는 사람도, 산책로를 걷거나 뛰는 사람도 모두 활력이 넘쳐 보인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이 좋은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니. 그동안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사람들 사이에 치여 보낸 시간이 새삼 아까워진다. 습지 생태공원을 지나면 길옆에 갈대가 무성하다. 삐죽삐죽 머리를 낸 모습이 하이파이브라도 건네는 듯 싶고 코스모스 무리도 하늘하늘 춤추는 것이 자출을 응원해 주는 것 같다. 이렇게 가뿐하고 즐거운 아침 출근길이 있었던가.
안양천 합수부에 닿으면 너른 쉼터가 마련돼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거치해 놓고 쉬고 있다. 식수대도 있어 물을 마시면서 잠시 숨을 돌린다. 한강을 향한 벤치는 일등석이다. 자전거를 옆에 세워두고 한강과 그 너머 펼쳐진 도시, 그리고 북한산이 늠름하게 펼쳐진다.
운동효과는 톡톡, 뿌듯함은 덤, '개이득'저 멀리 여의도의 랜드마크 국회 의사당과 63빌딩이 보이기 시작하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난다. 한강 자전거도로는 보행자 겸용 도로이기 때문에 달리거나 산책하는 사람을 주의해서 달린다. 회사 근처에 닿으면 짧지 않은 거리지만 약간 아쉬움이 든다. 꾸준히 페달을 돌려 1시간 달린 터라 출근하면 피곤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오히려 자전거 출근을 무사히 마쳤다는 기쁨과 함께 기분도 상쾌하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넘친다. 운동 효과는 톡톡한 듯 했다. 자전거 어플로 확인하니 칼로리 소모만 503kcal. 하루에 출퇴근만으로 2시간 운동에 1000kcal를 소모할 수 있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헬스장을 등록 한다던가 보약을 지어먹는 등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또 왕복 교통비로 매일 5000원, 한 달에 10만원까지 아낄 수 있다. 5~6달이면 자전거 값이 나오니 자전거 출근, 제대로 남는 장사다.
bikete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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