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이란 기업의 기존 사업구조나 조직구조의 기능 또는 효율을 보다 효과적으로 높이고자 실시하는 구조개혁작업을 뜻한다. 특히 기업의 부실로 더 이상의 경영이 어려울 경우 대출 등 자금을 제공했던 채권은행들이 직접 경영권을 확보, 경영정상화를 꾀한다. 경영정상화를 일정부분 이뤄내면 채권은행들은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 통상적인 절차다.
그런데 최근 공개 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양회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쌍용양회 매각을 두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하 산은)은 첫 단추를 끼자마자 송사에 휘말렸다. 쌍용양회의 2대주주이자 10여년간 실질적인 경영을 맡아왔던 일본기업 태평양시멘트(이하 태평양)의 반발이 적지않다.
통상적인 절차를 통한 채권단의 자금 회수에 대해 이 처럼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는 왜일까. 쌍용양회는 지난해 매출 2조 207억원에 16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등 일정부분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게다가 주력사업인 시멘트업황도 좋아지고 있다. 채권단 입장에서 보면 매각차익 극대화를 노려볼 만 하다. 산은은 지난 8일 공개매각 결정을 발표하고, 이달 29일까지 인수 후보자들에게 인수 의향서(LOI)를 접수 받기로 했다. 또 내달 중 인수적격업체를 선정해 예비실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으로, 늦어도 내년 2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태평양측은 공동파트너에게 ‘뒷통수’를 맞았다고 강변하고 있다. 쌍용양회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 투자를 조건으로 태평양에 쌍용양회를 매각할 경우 채권단의 보유 지분을 우선 매입할 수있는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그럼에도 채권단이 현 경영진의 동의없이 강제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며 격하게 항의하고 있다.
태평양 관계자는 “채권단의 매각 추진 방침은 쌍용양회에 대한 심각한 경영권 침해”라며 “향후 우선매수권 지위 확보를 위한 법적 소송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과 아울러 현재 주한 및 주일 대사관 등에 채권단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서한을 발송한 상태다. 일각에선 통상마찰 가능성도 나온다. 이 처럼 법적 리스크와 통상마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점은 인수후보자들에게도 적지않은 부담요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단의 매각 추진을 막기 위해 태평양이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으나 기각되면서 매각 추진이 이뤄진 것”이라며 ”하지만 본안 소송에서 채권단이 패소할 경우 상황은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침체 등으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기업이 부실화되면 이익을 추구하는 시중은행들은 자금 지원을 외면한다. ‘비오는 날 우산뺏는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정책금융기관은 다르다. 쌍용양회는 이제 막 경영정상화 발판을 마련했다. 때문에 채권단의공개매각 추진에 대해 ‘기업흔들기’란 지적이 나온다. 정책금융기관의 역할과 목적은 이익극대화가 아닌 기업회생을 통한 경영안정화다. 양측간의 진흙탕 싸움이 10여년간 ‘눈칫밥’을 먹어온 쌍용양회 종업원들을 두번 울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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