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남근 기자] 과포화 상태인 국내 증권사 수가 2007년 이후, 7년 만에 50개 선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아울러 우리투자증권과 동양증권의 매각이 사실상 완료되면서 증권업계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는 총 62개였다. 이 중 애플투자증권과 한맥투자증권은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애플투자증권은 청산 절차가 곧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옵션 주문실수에 따른 수백억원의 손실로 6개월 영업정지 상태인 한맥투자증권은 대주주 출자를 통한 회생계획안을 마련 중이지만 거래소 변제금액(400억원) 등으로 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회생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NH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NH농협증권과 합쳐지게 되면 국내 증권사수는 50개 선으로 떨어지게 된다.

아울러 자본잠식에 빠진 증권사들이 영업환경 악화로 쓰러지고, 매물로 나온 중소형 증권사들의 매각이 무산돼 자진청산될 경우 숫자는 더 줄어들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자본잠식에 놓인 증권사가 총 11곳에 이른다. 국내 증권사 수가 50개 선으로 떨어질 경우 2007년(53개) 이후 처음이 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10여 개 이상의 증권사 매물이 나와 있지만 가격 협상 난항과 시너지 효과 창출의 어려움 등으로 매각엔 현실적 제약이 크다”며 “앞으로 인수ㆍ합병보다는 중하위사의 청산 등으로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융투자 업계는 자산 규모 기준으로 각각 증권업의 6.6배와 2.5배인 은행과 보험사의 숫자가 17개, 39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여전히 증권사 수가 많다는 지적이다.

국내 증권사 수는 1997년 58개였으나 외환위기가 터진 후 고려증권, 동서증권이 무너지면서 1999년 53개로 급감했다. 2000년에 다시 증가한 뒤 2003년 카드사태 여파로 2007년엔 53개까지 줄었다. 이후 IBK투자증권, 한국SC증권 등이 잇달아 진입하면서 2011년 63개까지 늘었다.

증권업계 재편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NH농협금융은 이르면 이달 말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최종 마무리 짓는다. NH농협증권과 우투증권이 합쳐지면 시장점유율 10%를 넘어서면서 증권업계 1위로 단숨에 도약하게 된다. 오는 21일 우리금융지주 주주총회 이후 이사진이 개편되면 최종가격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동양증권은 대만 유안타증권으로의 매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금융당국이 이달 중 대주주 변경심사를 거쳐 승인하면 인수절차는 끝난다. 대주주가 바뀌면서 동양증권의 부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올해 마지막 남은 대형 증권사 매물인 현대증권은 산업은행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매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happyda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