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쌀사랑’은 남다르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기적같은 성장을 맨 앞에서 이끈 아버지 고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대 역작인 ‘새마을 운동’의 DNA가 밑바탕인 듯 싶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1일 청와대 국무회의 직전에 국무위원들,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쌀로 만든 쌀 가공식품 시식회를 가졌다. 쌀빵에다 쌀케이크, 쌀쿠키, 쌀아이스크림 등이 ‘높은 자리’에 다양하게 진열돼 박 대통령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창조경제’를 경제성장 아이콘으로 지목 해 온 박 대통령이 IT분야 사업을 하던 쌀 전문가와 요리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글루텐프리’ 쌀 가공식품을 홍보하기 위해 농림수산식품부가 준비한 행사에 흡족해 한 것은 당연한 일.
박 대통령은 “글루텐 때문에 (빵을) 먹기만 하면 소화가 안 되는 사람들은 너무 먹고 싶으면 이것(쌀빵)을 찾을 수 있겠다”며 “지금은 그런 식으로 뭐든지 창조마인드가 잘 작동해야 일이 돌아가게 돼 있다. 농업도 그렇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안종범 경제수석이 “대통령님, 그러니 마치 홈쇼핑 호스트 같으시다”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쌀빵을) 이 앞에 두고 얘기를 하다 보니까 홈쇼핑 호스트가 됐다”고 답해 좌중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정부가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쌀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밥쌀 소비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쌀 가공식품은 소비자들에게 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고 쌀 소비를 촉진할 명쾌한 대안이 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쌀 가공산업 매출액은 4조1775억원이다. 전체 식품산업 매출액의 2% 수준이지만 2008년(1조8000 )과 비교해 시장 규모가 133.3% 증가했을 정도로 성장 속도가 빠르다. 분야별 매출액 비중은 떡류 제조업이 33.3%로 가장 많으며 이어 도시락ㆍ식사용 조리식품 등 밥류 제조업(31.9%), 막걸리 등 주류(19.7%) 순이었다. 아직 과자(1.2%)나 면류(0.7%) 등은 매출 규모와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앞으로 성장할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쌀로 만든 면은 떡 느낌이 나는 특유의 식감 때문에 인기가 없었으나 최근 파스타 등으로 쌀면 제품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단점인 떡 같은 식감을 보완하고자 쌀가루를 물에 섞어 얇게 편 뒤 건조·숙성시켜 잘라 만드는 제면법을 도입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저트 메뉴에도 쌀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빙수로 유명한 한국식 디저트 전문점 ‘설빙’은 최근 우리쌀로 만든 ‘누룽지 설빙’을 출시했다. 빙수에 우리쌀로 만든 누룽지와 라이스칩을 올리고 쌀 조청으로 맛을 냈다.
농식품부ㆍ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ㆍ설빙은 우리 쌀 소비 촉진과 우리 농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쌀크레이프’, ‘쌀케이크’, ‘흑미와플’, ‘누룽지스콘’ 등 쌀 디저트 7종을 개발해 쌀박물관 홈페이지(www.rice-museum.com)에 공개했다. 쌀 가공식품 소비를 촉진하려는 취지로 올 연말까지 청와대 사랑채 쉼터에서 쌀 가공식품 전시회도 연다. 쌀빵과 쌀파스타 등 쌀로 만든 가공식품 34종을 전시하고 일부 제품을 판매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사랑채 한식체험관에서 쌀 가공식품 시식회가 열린다.
농식품부는 간편 식품을 선호하는 1∼2인 가구와 맞벌이 증가에 따라 다양한 쌀 가공식품 수요가 많아져 가공용 쌀 소비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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