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발망 컬래버제품 장사진 “하이패션 구매호기” 찬사 일부는 “한정판출시 구매유혹”
지난 5일 글로벌 SPA(제조ㆍ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H&M과 명품 브랜드 발망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선보이던 날, 서울 중구 명동 H&M 매장 앞에서는 ‘노숙 전쟁’이 벌어졌다. H&M의 중저가 가격으로 명품 디자이너가 만든 옷을 살 수 있다는 이점에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열를 올렸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란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브랜드나 두 명 이상의 예술가가 협력해 공동 작업으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컬래버레이션에 대해 그동안 두 쪽으로 갈라졌던 명품 시장과 일반 의류 시장을 한데 아우른 ‘패션 민주화’라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소비를 부추기는 ‘호갱 만들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컬래버레이션 이벤트에 대해 패션에 관심 있는 상당수 젊은 층은 “비용 부담 없이 질 높은 ’하이패션‘을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라며 환영하고 있다.
빈부 격차처럼 브랜드 수준에 따라 옷을 입은 사람들의 계급까지 나뉘는 세태에서 사실상 ’신분 타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이를 ‘호갱 만들기’로 바라보는 측은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해 수집욕을 자극하거나, 며칠씩 노숙을 하면서까지 무리한 소비에 나서게 하는 역효과가 크다고 지적한다.
더욱이 이 같은 한정판 상품을 미리 구매한 후 웃돈을 받고 파는 ‘리셀러(reseller)’들이 생겨나 소비자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도 예로 들고 있다.
실제로 언뜻 보기에도 컬래버레이션 제품 자체가 어색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은 제품들도 있다. 지난 8월 국내 고가 브랜드인 빈폴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캐릭터 카카오프렌즈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이 출시됐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무리수’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귀엽게 보이기도, 다소 엉뚱해 보이기도 하는 가방이 30만~50만원 선이라, 선뜻 구매하기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청소년 주머니를 노린 컬래버레이션도 적지 않았다. 최근 아이돌 그룹 엑소(EXO)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명품 브랜드 MCM 등과 컬래버레이션한 백팩 등 ‘굿즈’들을 내놓았다. 123만원짜리 이어폰이나 56만5000원짜리 토끼 인형, 35만5000원짜리 스웨터 셔츠 등이 포함됐다. 이에 어린 학생들의 ‘팬심’을 이용한 마케팅이 도를 넘었다며 ‘신종 등골 브레이커’라는 비난이 거셌다.
소비자 단체 등 전문가들도 과도한 컬래버레이션 열풍에 대해 비판적이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구매력이 부족한 청소년이나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장삿속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매 욕구를 부추기는 한정판매나 컬래버레이션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 판단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세진 기자/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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