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산량 5년이래 최대…공급과잉에 가격하락 불보듯
쌀 풍년이다. 올해 쌀 생산량은 최근 5년 이래 최대치다. 재배면적이 감소했음에도 장마도 태풍도 없는 기상호조건으로 재배면적당 생산량이 늘어난 결과다.
하지만 풍년이라 해도 마냥 흥이 날 수 없는 현실이 딱하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민의 생가슴을 파고들기 마련이다. 재고량까지 고려하면 쌀은 넘쳐나는데 소비량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라 가격 하락은 불 보듯 뻔한 상황.
지난 5월 쌀값이 4년 만에 80㎏당 16만원이 붕괴된 가운데 올해 쌀농사도 대풍이어서 쌀값 하락을 감당해야 하는 농가와 이를 보전해줘야 하는 정부의 시름이 깊다. 과거엔 풍년들면 쌀 담당 공무원들은 ‘줄 승진’이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산 쌀 예상생산량’은 425만8000t으로 지난해보다 0.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벼 재배면적은 건물 건축, 택지 개발, 밭작물 전환 등으로 작년(81만6000㏊)보다 2% 줄어든 79만9000㏊였다. 반면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은 520㎏에서 533㎏로 2.5%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생산량은 지난해(424만1000t)보다 1만7000t 늘어날 전망이다.벼 낱알이 익는 시기에 일조 시간이 증가하는 등 생육 전반에 걸쳐 기상 여건이 좋았고 병충해ㆍ태풍 등의 피해가 거의 없어 이삭수와 낱알수가 증가했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벼 재배면적 감소로 최근 10년간 생산량이 줄었으나 2013년부터 올해까지는 기상 호조로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아울러 내년 쌀 예상 소비량은 397만t으로 집계됐다. 올해 생산량은 2010년 이후 가장 많다. 쌀 생산량은 2012년(401만t) 흉작을 기록한 후 매년 420만t을 넘고 있다. 국내 연간 쌀 소비량(400만t)을 감안하면 매년 20만t 넘는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5월 쌀 가격은 2011년 이후 4년 만에 16만원 이하로 내려갔고 이렇다 할 반등도 못하고 있다.
올 가을부터 햅쌀이 시장에 쏟아지면 쌀값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쌀 공공비축매입 물량도 지난해(37만t)보다 1만t 줄어든 36만t이다. 농식품부 올해 예산이 지난해에 정해진 탓에 공공비축 물량을 늘리지 못한 것이 그 이유다. 올해 쌀 수확기에도 공급과잉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심이 뿔 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쌀값 하락에 따라 정부 지출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수확기(10월~1월) 쌀값 하락을 예측해 국회에 제출한 쌀변동직불금은 4193억원으로 지난해(1641억원)보다 2.5배 많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예상생산량을 토대로 수확기 쌀 수급안정 추진방안을 마련하고자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민간 벼 매입능력 확충, 밥쌀용 수입쌀 관리 강화는 물론 정부재고 처리대책과 함께 시장격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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