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는 인터넷 사용자는 자신이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구글로부터 다양한 제안을 받는다. 새로 태어난 아기 용품을 검색하면 화면 우측에 유아용품 광고가 뜨고 휴가를 위해 하와이 비행티켓을 구매하면 전자항공권(e-ticket) 메일을 구글이 분석해 와이키키 해변의 근사한 칵테일 바에 대한 소개를 안드로이드 구글 나우 카드에 띄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러한 구글식 전략을 금융과 연결하겠다는 얘기다. 그만큼 편하지만 나의 모든 것을 분석하고 가치를 매겨 돈과 연결 시킨다는 점에서 위험성도 크다.
지난 29일 ‘카카오뱅크’와 ‘K뱅크’ 예비인가 발표로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예금과 대출, 자산관리 등의 금융서비스에 쇼핑, 라이프스타일, 문화컨텐츠 등 비금융 서비스를 접목해 ’나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고객의 모바일 활동에서 얻어지는 빅데이터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하거나 검색 결과에 적합한 대출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G마켓, 멜론, GS25 등 관련 사업자들을 컨소시엄에 가담 시킨 것 역시 이런 매력을 갖추기 위한 전략이다.
문제는 구글 서비스에 대해 개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저장하며 이를 자사의 이익에 활용한다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구심이 인터넷전문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금융소비자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제공하는 개별 금융소비자의 수요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금융ㆍ비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나이 성별 등 단순 신원 정보 뿐 아니라 입맛, 쇼핑 패턴, 심지어 음주 횟수 등에 대한 정보까지 제공하게 된다. 게다가 비대면 계좌 개설을 위해 제공된 홍채, 지문, 정맥 등 생체정보는 해당 은행과의 거래가 종료되고 일정기간이 지나기 전까지 계속 저장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다른 개인정보를 활용한 사업과 다른 점은 현대 경제 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한 ‘돈’을 개인정보와 연결 시킨다는 점이다. 만약 신용등급 7등급인 직장인 A씨가 급전이 필요해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을 찾았다고 치자. 저축은행이 20%대의 고금리를 요구하는데 비해 인터넷전문은행은 여러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전제로 10% 초반대의 금리를 요구한다면 누구라도 후자를 택할 것이다. 그러나 A씨는 돈이 필요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출이 이뤄진 이후에도 자신의 생활 패턴을 고스란히 은행 측에 공개하게 된다.
물론 자신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전문은행과 그 관련 사업자들에게 제공할지 여부는 개별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각 사업자들은 정보주체인 개인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 개인은 자신의 정보를 제공할 사업자들을 선택하거나 동의를 철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공하는 정보의 양에 따라 대출 금리가 변하거나 대출 여부가 달라진다면 개인들이 선택할 여지는 크지 않다. 게다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2014년 ‘개인정보 처리 책임성 강화 연구’ 보고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6%는 개인정보 수집및 처리 과정에서 “개인정보위탁 목적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한다”거나 “고지한 범위를 넘어선 목적 사용이나 제3자 사용을 경험했다”는 대답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가장 큰 문제는 해킹 등 보안 사고에 의해 은행에 저장된 신상정보가 유출됐을 때 피해 범위가 커진다는 점이다. 해당 컨소시엄에서는 망 분리와 암호화 등을 통해 보안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 보듯이 개인정보 처리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생기거나 의도적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언제나 상존한다. 인터넷은행이 보안을 위해 활용하겠다고 밝힌 생체기술 활용에 대해서도 박정훈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논문을 통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수집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프라이버시의 문제에서 무결하지 않으므로 개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권리침해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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