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인원수 논란 이어 與, 주요법안 연계 압박

내년도 예산안과 현안 법안 연계처리를 시사한 여당의 방침이 예산안 심사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주요 현안 긴급 당정 간담회에서 “야당이 내년 총선 예산을 처리하고 나면 여당은 주요 법안 처리를 위해 야당에 통사정해야 할 판”이라며 “정기국회에 꼭 통과해야 할 법안을 처리하려면 야당이 필요로 하는 예산안과 연계 처리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국회 선진화법이 있는 한 법안과 예산안 연계 처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재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법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다른 사항은 생각 안 하고 간다”고 밝혔다. 그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예산안을) 다른 문제 해결의 지렛대로 (예산안 처리를) 쓰는 건 각 당의 몫일 뿐 예결위는 법이 정해진대로 간다”고 재차 강조했다.

여당의 예산안 연계 방침은 처음 언급된 전략이 아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민생경제 활성화법안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은 우리 경제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며 “이걸 통과시키지 않고 예산안만 통과하면 의미가 없다. 연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에도 김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필요로 하는 예산안만 내줄 수는 없다”며 연계 방침을 밝혔다. 이후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죽 답답하면 그런 말을 했겠느냐”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그 이후로도 새누리당 지도부는 연이어 연계 처리 방침을 밝히는 등 사실상 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으로 정리되는 형국이다. 야당을 향해 압박강도를 높이겠다는 의중도 담겼다.

이미 예산안 심사는 초기부터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야당의 보이콧으로 파행을 겪었다. 어렵사리 정상 가동됐지만, 그 뒤론 예산안조정소위 의원 수로 또 한 번 공전을 거듭했다. 예산안에 막강한 권한을 지닌 소위 의원 수를 현 15명에서 17명으로 확대하려는 여야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결국, 15명으로 재조정하면서 예산안 심사가 재개됐다.

노동개혁법안이나 한중 FTA 비준안 등 새누리당이 예산안과 연계하기로 한 현안은 여야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는 난제다. 예산안과 무리해서라도 연계하려는 이유도 그만큼 야당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예산안이 사람에 치이고 현안 법안에 묶인 형국이다.

예산안 심사를 기한 내 마치지 못하면 예산안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 원안대로 12월 2일 자동 처리된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