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우발적 범행등 정상참작 경미범죄심사委 올 84% 처분감경
#1.대구에 사는 30대 여성 A씨는 지난 8월 빵집에서 1만1000원어치의 빵을 훔쳐 절도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기존 절차대로라면 100만원 이하 벌금형을 선고받고 전과자가 됐어야 했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금액이 적고 무전과란 점 등을 참작해 위원회에 사건을 넘겼고, 범행을 뉘우치고 피해금액을 갚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즉결심판 회부를 결정해 벌금 5만원을 선고 받았다.
#2.충북 청주의 독거 노인 오모(81) 씨는 지난 5월 한 슈퍼마켓에서 두부 한판(시가 9600원)을 훔치다 형사 입건돼 전과자로 전락할 뻔했다. 다행히 해당 경찰서에서 전과가 없고 파지를 주우며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는 오씨의 처지를 딱히 여겨 오씨를 경미범죄심사위로 넘겼고, 결국 오씨의 처분이 낮아졌다. ‘현대판 장발장’을 구하기 위해 출범한 경미범죄심사위원회가 올해 접수한 사건 중 80% 이상에 대해 처분을 감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고 등에 시달려 우발 범행을 저지른 사람들을 형사입건해 전과자로 만들지 말고, 즉결심판이나 훈방해주자는 취지에서 올해 첫 시범 도입된 이 제도의 실효성이 입증된 셈이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8월말까지 6개월간 열린 경찰의 경미범죄심사위에서 심사한 385건중 84%인 324명에 대한 처분을 낮춰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전과자 위기에 몰렸던 형사입건자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즉결심판자와 통고처분자가 각각 170명, 35명씩을 기록했다.
119명은 즉결심판으로 하향 처분됐고, 나머지 205명은 통고처분이나 훈방 처리됐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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