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늘 치열하다. 거래란 양측 모두 ‘내가 이득’이라는 판단이 들 때에만 성사되기 때문이다. 구인ㆍ구직 시장도 그렇다. 좋은 사람을 찾으려는 기업도, 좋은 직장을 선별하려는 구직자도 속내는 모두 같다. 구직자에겐 사회 첫발을 내딛는 곳이 평생 직업이 되고, 구인자에겐 어떤 사람을 받느냐에 따라 회사 명운이 갈리기도 한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서 열린 ‘2015 코스닥ㆍ코넥스 상장기업 취업박람회’ 첫날,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센 앞에는 구직자들이 줄을 길게 선 채 면접을 기다렸다. 지난해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 회사는 IT업계 강소기업으로 분류된다. 아이티센은 부스 앞에 TV를 설치, 회사 홍보 영상을 틀었다. 일단 구직자들이 이에 관심을 보였다. 구직자 김현희(23)씨는 “많은 회사가 한 곳에 몰려있으니 어느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를 알 수가 없다. 회사 소개가 잘 돼 있는 회사에 관심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줄 세우기 전략’을 구사하는 회사도 있었다. 개인당 면접 시간을 오래 소요하면서, 면접을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 자체가 다른 구직자들의 눈에 ‘뭔가 있나’라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유진로봇은 자사의 강점 제품인 로봇 청소기 사진을 전시해놨다. 로봇 종류도 천차만별이듯 유진로봇이 어떤 회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회사에 구직자들도 더 많은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와 심엔터테인먼트는 자사의 강점인 ‘유명 연예인’ 사진들을 전시해 구직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고를 수 있는 인재풀이 넓을 수록, 더 좋은 인재를 고를 수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구직자들의 전략도 치열했다. 현장에서 만난 박미향씨는 기자에게 ‘이 회사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를 좀 알아봐 달라’는 역제안을 해오기도 했다. 그는 “첫날은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알아본 다음 집에 가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수정할 계획이다. 본 게임은 내일”이라고 말했다. 가능한 많은 곳에 면접을 봐 구직 확률을 높이겠다는 구직자도 있었다. 최모씨(33)는 “지난달 회사를 그만뒀다. 5년차 총무과 경력 사원인데, 오늘 면접 본 곳만 10곳은 된다. 연락이 오는 회사가 두 곳 쯤은 되지 않겠나”고 기대했다.
앞선 면접자들과 면접관의 대화를 듣고 현장에서 이력서를 다시 출력하는 구직자들도 있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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