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타대출잔액 300조 돌파 저소득층은 생활비 대출 29% 변동금리 탓 악성가계부채 위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급팽창하는 동안 신용대출도 이에 못지 않은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낮아지며 빚내는 부담이 덜어지자, 은행권에서 우량 고객을 대상으로 신용대출을 늘려 온 영향이다.

은행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담대보다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대금리 판촉행사로 주거래 고객도 늘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현재 은행과 제2금융권 등 예금취급기관의 ‘기타대출’ 잔액이 300조5177억원을 기록했다. 기타대출 잔액이 300조원을 넘어선 것은 한은이 집계를 시작한 2007년 말 이후 처음이다.

전체 가계대출(780조 5902억원) 중 38.5%에 달하는 액수다.기타대출엔 신용대출, 예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대출 상품이 포함된다. 최근 기타대출 잔액 증가세는 주담대보다 가파르다. 기타대출 잔액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15조2978억원 늘어 작년 말 대비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담대(주택금융공사 안심전환대출 제외) 증가율 4.2%보다 훨씬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체 기타대출에서 금리부담이 큰 제2금융권 비중도 증가일로다.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비중은 2011년 3분기 말에는 39.5%로 40%대에 못 미쳤으나 올 3분기 말에는 47.5%까지 늘어났다.

2금융권의 기타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은행 기타대출 금리보다 높아 원리금 상환에 따른 부담이 높다.

더구나 미국이 오는 15~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금리도 이에 맞춰 오르게 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저소득층의 신용대출 비중이 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최하위 20% 가구 중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은 29.9%로, 5년 전인 2010년(6.3%)에 비해 23.6%포인트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최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46만 원이었다.

저소득층이 생활비 마련이나 부채 상환 등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일회성으로 써버리는 대출금의 비중이 늘면서 저소득층의 소비성향도 떨어지고 있다.

최하위 20%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2010년 118.2%에서 지난해 104.1%로 14.1%포인트 떨어졌다. 예전엔 100만원을 벌어 118만2000원을 지출했지만 이제는 소비지출이 14만1000원 줄였다는 뜻이다. 최하위 20% 가구가 돈을 빌리는 금융회사가 주로 1금융권보다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이나 비제도권 금융회사라는 점에서 악성 가계부채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조영무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신용대출은 변동금리인데다 금리 수준이 높아 시중금리 인상 시에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크고 민감하다”며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제2금융권의 기타대출이 증가하는 것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