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근로자 사용 사업주 상대 ‘직접고용’ 소송도 가능

[헤럴드경제=박일한기자] 파견 근로자가 사용 사업주를 상대로 직접 고용을 청구할 사법적 권리를 인정하는 최초의 판결이 나왔다. 파견 제한기간 2년이 경과하는 등 법적 조건에 따라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 사업주는 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 직원으로 인정해야 한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환 대법관)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용역업체 직원으로 근무하다 해고당한 김모씨 등 8명이 한수원을 대상으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8일 밝혔다.

김모씨 등 8명 가운데 6명은 1997년부터 2002년 사이 한전KPS에 입사해 한수원 발전소에서 파견 근무했다. 다른 2명은 2004년과 2005년 한빛파워서비스에 입사해 역시 한수원 발전소에서 일했다. 그런데 한수원은 2004년부터 발전 작업 보조, 화학시료 채취 등 발전소 업무를 제한 경쟁 입찰해 한전KPS와 한빛파워서비스 2곳에 2년 단위로 번갈아 위탁했다.

김모씨 등은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소속만 변경된 채 같은 일을 하다가 2010년 6월 위탁계약이 종료됐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했다. 이후 파견 업체 직원이었지만 파견 제한 기간인 2년이상 근무를 했기 때문에 직접 고용한 직원으로 인정해 달라고 소송을 냈다.

판결에서는 두 가지 쟁점이 관심을 끌었다. 파견 근로자가 사용 사업주를 상대로 직접 고용을 청구할 사법상 권리가 있는지와 파견 기간이 2년이 넘었지만 소속 파견 사업주가 2년마다 변경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할 지에 대한 것이다. 먼저 1, 2심 재판부는 “김씨 등이 용역 업체에 고용된 뒤 발전소에 파견돼 한수원의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관계”라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해고일로부터 6개월까지 임금에 해당하는 1200만원을 주고, 매월 200만원씩 지급하라”며 김씨 등의 손을 들어줬다.

사용주가 파견 사업주를 2년마다 바꾸는 것은 당연히 2년 파견 기간 제한을 피하기 위해서지만 실질적인 지휘 감독 관계라는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도 이런 1,2심 원심을 정당하다고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은 “사용 사업주가 파견근로자로 하여금 2년 이상 업무를 계속 수행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파견기간 중 파견사업주가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직접고용간주규정’이나 ‘직접 고용의무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 규정은 2년이상 직접 업무를 시킬 경우 직접고용 의무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용 사업주가 파견기간 2년 6개월의 중간 시점에 파견 사업주를 교체해도 파견근로자가 실제로 계속 근무했으면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로 파견 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 고용을 청구할 사법상 권리를 부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아울러 사용 사업주가 파견기간 2년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회사를 변경한 경우라도 파견 근로자가 소속이 바뀐 채라도 일을 계속 하고 있다면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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