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콤플렉스(Complex)의 사전적 의미는 ‘현실적인 행동이나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감정적 관념’이다. 우리는 종종 순간적 감정을 주체 못하고 과잉반응을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곤 한다. 심리학자 칼 구스타브 융은 “인간의 마음은 많은 콤플렉스로 구성돼 있다”고 정의한다. 즉 콤플렉스는 성격의 구성 요소이고, 이 같은 과잉반응의 근원은 무의식 속에 잠재된 콤플렉스 때문이라는 것이다.

심리학자 곽금주 서울대 교수가 우리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콤플렉스 18가지를 소개한 책 ‘마음에 박힌 못 하나(쌤앤파커스)’를 출간했다. 곽 교수는 콤플렉스의 유래와 원인, 내면의 복잡한 심리적 작용 원리와 구조를 신화 및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우리는 모두 가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양육자에게 충분한 사랑과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은 다른 이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아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이때 생겨나는 것이 ‘파에톤 콤플렉스’다. 파에톤은 태양신 헬리오스가 ‘밖에서 낳은 자식’이다. 곽 교수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상처가 과도한 인정욕구로 분출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부모의 성별에 따라 발생하는 콤플렉스가 달라지기도 한다. 여자의 경우 어머니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메데이아 콤플렉스’는 어머니에게 학대당한 기억을 가진 여자가 자기 자식에게도 똑같이 분노를 표출하는 콤플렉스다. 반면 ‘크로노스 콤플렉스’는 아버지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곽 교수는 자녀의 가능성을 아버지가 꺾어버리는 이 콤플렉스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곽 교수는 “콤플렉스를 탐험하는 것은 나의 이면(裏面)을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자, 나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이다. ‘내 콤플렉스는 이것이다’라고 인식할 때, 그것은 이미 더 이상 우리를 아프게 하는 못이 아니게 된다”며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 콤플렉스이더라도 우리 주변의 누군가는 그 콤플렉스의 지배를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콤플렉스를 이해하는 것은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