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간부사원 우선 시행 통상임금 등 쟁점안 ‘지속 논의’

현대자동차 노사가 6개월간 끌어온 ‘2015년 임금ㆍ단체협상’이 24일 잠정 합의되면서 연내 타결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핵심 쟁점인 임금피크제와 통상임금 확대안은 타결되지 못해 향후 노사관계의 불씨로 남게 됐다.

현대차 노사는 23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열린 제32차 본교섭에서 자정을 넘긴 마라톤 교섭 끝에 24일 새벽 2015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6월2일부터 장장 6개월가량 끌어왔다. 올해 노조측 요구안이 60여개에 달했고 그중 무거운 안건도 있어 교섭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24일 극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합의안에 따르면, 물가상승률, 내년 경기상황 등 주변 여건을 감안, 기본급은 8만5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성과 격려금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된 경영실적이 반영돼 성과급 300%+20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회사는 또 고급차 론칭 격려금 50%+100만원, 품질 격려금 50% +100만원, 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도 1인당 20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또 내년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 근무시간을 1시간 단축해 ‘8시간(1조 근무자) + 8시간(2조 근무자)’ 형태로 운영키로 했다.

현재는 1조 근무자 8시간(오전 6시50분~오후 3시30분), 2조 근무자 9시간(오후 3시30분~다음날 오전 1시20분) 일하는 형태다. 내년 ‘8+8 근무형태’로 변경되면 1시간 가량 근무 부담이 줄어든다. 이에 노사는 대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생산량과 임금을 보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시간당 생산대수(UPH) 상향 조정, 휴게시간, 휴일 축소 등을 통해 근로시간이 줄어도 생산량이 기존과 동일하게 보전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임금피크제는 지난 10월 간부사원을 우선 대상으로 2016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전년대비 임금은 각각 만 59세에 10%, 만 60세에 10%가 줄어든다. 또한 현재 만 58세를 정점으로 ‘59세 동결, 60세 전년 대비 임금 10% 감소’ 형태로 운영중인 조합원 대상 임금피크제에 대해서도 내년 단체교섭에서 합의해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신(新)임금체계 도입에 대해서는 회사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제인 만큼 내년 단체교섭까지 지속 논의해 구체적 시행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노조의 국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해고자 복직,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 인사 경영권 관련 요구에 대해서는 회사가 ‘수용불가’ 원칙을 고수했다.

노사는 6월 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벌였다. 노조에서는 전 집행부가 회사 측과 교섭에 나섰으나 합의점은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이후 선거에서 새로 당선된 집행부와 지난 15일 협상을 재개, 미타결 쟁점을 중심으로 이견을 좁힌 끝에 이날 합의안을 마련했다. 연내 합의 타결 실패시 예상되는 파업과 그로인한 부품 협력사와 지역경제에 큰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극적 합의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증가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등 내년 경제상황도 이날 합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객들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생산성 제고 및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28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놓고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현대차 노사 타협으로 매년 뒤따르는 행보를 보여온 기아자동차 노사 역시 조만간 협상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합의가 통상임금 확대와 임금피크제 시행 등 주요 쟁점을 완전히 봉합하지 못해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

경총 관계자는 “올해 안에 단체교섭이 마무리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특히 임금체계 개편 문제는 정년연장과 관련해 해결돼야 할 과제였는데 내년으로 이관돼 안타깝다. 2016년엔 합리적인 임금 체계 개편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