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평범한 시골 소녀 ‘캣니스 에버딘’은 어떻게 ‘혁명의 아이콘’이 됐나?

영화 ‘헝거게임’ 시리즈는 판엠이라는 독재국가가 장악한 미래를 배경으로, 평범한 소녀 캣니스 에버딘(제니퍼 로렌스)이 잔혹한 서바이벌인 ‘헝거게임’에 참가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판엠은 수도 캐피톨과 13개 구역으로 이뤄져 있으며 캐피톨은 모든 부를 장악한 절대권력이다. 반면 캐피톨 아래 각 구역들은 캐피톨에 수탈 당하며 궁핍한 삶을 산다. 특히 1구역부터 13구역까지 숫자와 캐피톨과의 빈부격차는 정비례한다. 이에 13구역이 캐피톨에 반기를 들자 캐피톨의 스노우 대통령은 13구역을 파괴한 뒤 체제 유지를 위해 이른바 ‘헝거게임’을 실시한다.

각 구역에서 추첨을 통해 2명씩을 선발해 총 24명이 최후의 한 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목숨을 걸고 다투는 생존게임을 만든 것. 반란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시작된 헝거게임은 모든 구역에 생중계되며 상류층에겐 최고의 오락프로그램이 된다.

12구역의 소녀 캣니스는 헝거게임 추첨식에서 어린 여동생이 뽑히자 그녀를 대신해 헝거게임에 자진 출전하며 세간의 이목을 끈다. 캣니스는 함께 선발된 피타 멜라크(조쉬 허처슨)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미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단 한 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임의 법칙에 의해 서로를 죽여야 하는 처지에 놓인 캣니스와 피타는 자살을 결심한다. 하지만 캐피톨 시민들은 이 비운의 연인에 감동해 이례적으로 규칙을 바꾼다. 두 사람을 공동 우승자로 정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한 것.

한편 캣니스는 뒤이어 기존 우승자들이 참가하는 특별 헝거게임에 뛰어들어 경기장을 무너뜨리며 헝거게임을 중단시킨다. 이 과정에서 캣니스는 자신이 혁명의 상징인 ‘모킹 제이’가 됐음을 깨닫고 13구역 사람들과 함께 캐피톨에 대항해 싸움을 벌인다.

‘영 어덜트(Young-adult) 소설’이 원작으로 10대를 겨냥하면서도 정치적 메시지가 만만치 않다. 피타와의 달달한 로맨스를 걷어내고 영화 ‘헝거게임’은 판엠이란 독재국가의 부조리, 헝거게임으로 상징되는 미디어의 위선과 리얼리티 쇼의 어두운 면에 주목했다.

이 모든 부조리에 대항하는 혁명의 아이콘은 불타는 소녀 ‘캣니스 에버딘’이다. 관객들은 캣니스의 눈을 통해 헝거게임에 빠져들며 혁명에 동참한다.

평범하기만 했던 소녀가 동생을 대신해 헝거게임에 뛰어들고, 약자를 위해 싸우고, 불의에 분노하고, ‘혁명의 아이콘’으로 성장해가는 과정이 극적으로 펼쳐진다. 캣니스를 우상으로 삼는 ‘K세대(Generation K)’가 ‘헝거게임’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테러 위협 속에서 자란 K세대는 영화 속 판엠과 자신들이 살고 있는 현시대를 동일시한다. 정부와 기업 등 기성체제는 진실을 은폐하는 불신의 대상일 뿐이다. 이들의 관심사가 테러 위협, 기후 변화 등 정치적 이슈들과 맞닿아 있는 것도 캣니스의 영웅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화 속 캣니스는 결국 캐피톨의 독재자 스노우를 끌어내리며 혁명을 완수한다. 그러나 혁명의 빛과 그늘을 동시에 목격하게 된다. 그렇다면 K세대는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그들이 기존세대와 불화, 기성체제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고 정착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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