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식 기둥 장식에, 중세풍의 삼각지붕이 얹혀진 푸른 건물은 화려한 옛 영광을 오롯이 품고 있다. 그러나 정문 셔터는 굳게 닫혀 있고. 인적은 오간 데 없다. 군데군데 떨어져 나간 페인트며 벽면 장식이 세월의 무상함을 전해준다. 이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인근의 폐허처럼 버려진 건물을 찍은 김우영의 신작 사진이다. 한때 상업사진 분야에서 이름을 날렸던 김우영은 아름다운 사막도시 핀란에 살며 도시 풍경을 찍는다. 그는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다른 풍경으로 다가오는 옛 도시의 풍경을 미묘한 면 분할과 색채로 표현한다. 산업화의 끝자락만 남은 도시의 단면을 포착한 김우영의 사진에는 시간과 바람이 말없이 스며들어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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