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카드사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장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서도 신용카드사들은 수익 보전을 위해 카드론에 대한 대출 조건을 전분기보다 완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즉 대출 문턱을 낮춘다는 얘기다.
다른 비은행금융기관인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회사 등이 대출 조건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한 것과 대조적이다.
한은의 보고서에 따르면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회사의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11, -15, -10을 기록하며 대출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신용카드회사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6)보다 7 상승한 13으로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는 0을 기준치로 삼아 100에 가까우면 ‘완화’라고 응답한 금융기관이 ‘강화’로 응답한 곳보다 많은 것을 의미하고 -100에 가까우면 그 반대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이 올해 카드론과 같은 금융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 보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카드론 이용금액은 2006년 11조원에서 2010년 24조원, 2014년 30조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금액은 3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단기카드대출인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2006년 92조원에서 2010년 81조원, 지난해 63조원, 올해 60조원(전망치)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정훈 연구위원은 “카드론 수수료가 현금서비스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고객들이 카드론으로 옮겨가는 것”이라며 “카드론은 일부 저신용고객의 이용을 제한하고 있어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이동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기간이 짧고 한도가 낮은 현금서비스와 달리 카드론은 상환기간이 길고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둘 수 있다.
개인별 한도액이 정해져 있어 자영업자나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빌리기 편하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한번 고객을 잡아두면 수년 간 매월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어 효자 상품이다.
실제로 카드사(BC카드 제외)의 지난해 상반기 현금서비스 수익은 6000억원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카드론은 이용금액이 현금서비스의 절반에도 불구하고 수익은 현금서비스의 2배가 넘는 1조4232억원에 달했다.
수수료율도 잇따라 인하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1일부터 카드론 최고 수수료율을 기존 27.50%에서 24.50%로 인하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오는 2월부터 수수료율을 인하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은 지난해 카드론 수수료를 0.2~2%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카드론 확대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신용위험 관리 등의 이유로 카드론 확대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생기면 카드 연체가 가장 먼저 생긴다. 우량고객 위주로 한도를 늘린는 ‘타게팅’화 위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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