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한 목소리로 북한 핵실험을 규탄했지만, 동상이몽과 같았다. 셈법과 속내는 서로 달랐다. 6일 북한 핵실험 발표 이후 사흘간 여야가 규탄 성명을 쏟아내고, 초당적 협력을 내세웠지만 방향과 결론은 각 당의 입장에 따라 미묘하게 엇갈렸다. 이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발언으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말은 원초적이고 직설적이었다. 북 핵실험 규탄을 통해 결론에서는 쟁점법안 처리의 다급성을 강조했다.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는 북한을 “지구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라고 지칭했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국제사회의 파괴자” “골칫덩이”라고 불렀다. “막무가내 도발” “지구상 최대 위험” “국가적 비상사태” 등 사태의 심각성을 최고 수위의 단어들로 표현했다. 비판의 날은 야당에도 세웠다. 그는 “북 핵도발 계기로 보이지 않는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며 “야당이 협조를 안할 경우 국민 안전을 내팽개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분석적이었고, 정부의 무능한 대처에 초점을 맞췄다.문 대표는 북 핵실험 발표 당일인 6일엔 “유엔결의의 위반이자 한반도 동북아 평화의 중대한 도발행위”라고 규정하고 규탄했지만, 이튿날인 7일 국회에서 열린 북 핵실험 관련 전문가 좌담회에서는 정부 대처 비판에 비중을 뒀다. 문 대표는 “이번 핵실험은 (정부가) 미리 파악하지 못했고 또 북한에 대해서 사전 경고나 예방도 전혀 못했다”며 “4차 핵실험을 예측할 수 있는, 또한 전문가들이 많이 예측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정부는 남북 간 해결하려는 노력도, 또 국제사회와 함께 하는 외교적 노력도 전혀 없었다”고 질타했다. 문 대표는 “안보에서도 참으로 무능한 정권”이라며 “이제 우리당도 안보에 더 유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겠다”고 말했다. 북핵을 포기시킬 수 있는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안으로는 남북 간 대화를 통해 북한을 설득하고, 밖으로는 미, 일, 러, 중 등 국제사회와 공조하여 6자 회단 재개를 위한 노력을 함께 해나가야 할 것이다. 문 대표는 국제사회에서의 다자간 공조와 북의 핵전략 포기를 위한 대화와 설득을 강조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발언에도 ‘정략적 계산’이 숨어 있었다. 북 핵실험 발표 당일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 하고 평화적 환경을 강조한 김정은의 신년사를 거론하며 “일종의 자기부정”이라는 짤막한 트윗을 내보냈던 안 의원은 7일 김한길 무소속 의원과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 첫 머리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실험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를 위협하는 행위로서 단호히 반대하고 규탄한다”면서 “김대중 정부는 튼튼한 안보가 햇볕정책의 최우선이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정부는 북핵불용을 대북정책의 맨 앞에 세웠다”며 “교류협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튼튼한 안보와 북핵 해결을 위해 일관된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언급하면서 ‘안철수 신당’이 야권의 대표세력임을 스스로 내세운 것으로 읽힌다. 성명 전체 맥락에서 굳이 과거 정부의 대북 정책을 언급할 필요가 커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정치적인 함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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