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습한 가성비 끝판왕 ‘화웨이ㆍ넷플릭스’ -위기때마다 화웨이ㆍ넷플릭스 변신시킨 ‘강력한 리더십’ -군대서 배운 ‘마오쩌둥 경영전략’으로 성공한 화웨이 런정페이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민상식ㆍ윤현종 기자] ‘화웨이와 넷플릭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시장 공습을 시작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Over The Top) 업체인 넷플릭스(Netflix)는 지난 7일 국내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69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주문형비디오(VOD) 스트리밍 서비스 1위 업체다. 매월 1만원 정도의 요금을 내면 영화나 텔레비전 시리즈를 무한정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넷플릭스에 앞서 지난달 국내에서 15만4000원에 출시된 중국 화웨이(華爲)의 스마트폰 ‘Y6’는 출시 보름 만에 1만대가 넘게 팔리며, 본격적인 국내 진출의 시동을 걸었다. ‘중국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화웨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1억대를 넘어서면서, 이미 샤오미(小米)와 함께 세계적인 중국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화웨이와 넷플릭스는 각각 1987년과 1997년 설립된,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업이다. 사업을 시작한 지 20~30년에 불과한 이 두 기업은 어떻게 전 세계 시장을 휩쓸 수 있었을까.

우선 창업자들의 ‘강력한 리더십’이 손꼽힌다. 공교롭게도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ㆍ55)와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ㆍ72)는 둘 다 ‘군인’ 출신이다.

이런 이유로 화웨이ㆍ넷플릭스 창업주들의 리더십에는 도전과 개척정신으로 일컬어지는 ‘군인 정신’이 포함된다. 창업자들이 군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익힌 ‘사나이’ 리더십은 기업이 위기에 처할때마다, 다른 최고경영자(CEO)들이 섣불리 결정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변신’과 ‘공격적인 투자’를 가능케 했다.

특히 목표를 세우면 위기가 닥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뚝심 경영’ 역시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실제 DVD 대여업체였던 넷플릭스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로 변신하고, 자체 드라마 시리즈 제작으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것은 헤이스팅스 CEO의 과감한 결단력 덕분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우뚝 선 화웨이의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 역시 강력한 리더십으로 회사의 성장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화웨이 초창기 시절 열정을 갖고 일에 매달리던 신입사원들에게 야전침대를 지급했고, 직원들이 통신장비를 등에 메고 산골을 누비게 하는 등 군인정신을 강조했다.

▶넷플릭스 위기 극복한 ‘탁월한 리더십’=1960년 미국 보스턴에서 저명한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리드 헤이스팅스는 늘 도전적인 삶을 살았다. 대학(보든 칼리지 수학과) 졸업 후에는 미국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소대장 양성 코스에 들어갔다. 미국 버지니아 주 콴티코 기지에서 2년간 군생활을 한 뒤 조기 전역했다.

이후 평화봉사단원으로서 아프리카 스와질랜드에서 2년간 수학 교사로 일한 후 미국으로 돌아와 스탠포드에 입학해 컴퓨터과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1991년 첫 회사(퓨어소프트웨어)를 창업했다. 1997년 퓨어소프트웨어를 7500만 달러(약 900억원)에 매각한 후 같은해 DVD 대여업체 넷플릭스를 공동 창업했다.

넷플릭스는 월정액 회원에게 원하는 DVD 영화를 우편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최초로 시작해 큰 인기를 끌었다. 각 회원의 취향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는 데이터 분석 서비스 역시 인기의 한 요인이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DVD시장이 사양세에 접어드는 첫번째 위기를 맞이한 2007년에는 빠른 결단력으로 인터넷 스트리밍사업에 뛰어 들었다.

이후 잘 나가던 사업은 2011년 또 다시 위기가 닥쳤다. DVD대여사업을 축소하고 60%의 요금 인상을 시도하다 한 달 만에 회원 80만명이 이탈하고 주가가 넉 달 만에 5분의 1로 주저앉았다.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헤이스팅스는 오히려 요금인상 정책을 밀어붙이고, 회원제 스트리밍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전 세계 스트리밍서비스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었다. 월 7.99~11.99달러의 정액료를 내고 광고 없이 영상 컨텐츠를 무한정 볼 수 있는 시스템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2013년 선보인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역시 헤이스팅스의 탁월한 리더십이 빛을 발한 결정이었다. 그는 하우스 오브 카드 1시즌 13편을 동시 개봉, 고객들이 마음대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해 대박을 터뜨렸다. 2013년 시리즈 방영 당시 1분기 가입자만 300만명이 늘었다.

현재 190여개 국가에서 69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넷플릭스는 광고 없이 회비로만 지난해 3분기 17억4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같은 성공과 더불어 헤이스팅스의 자산은 17억200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마오쩌둥 리더십’으로 성장한 화웨이=1944년 중국 구이저우(貴州)의 가난한 지식인 집안에서 태어난 런정페이는 충칭건축공정학원(현 충칭대학교 공대)를 졸업한 후 인민해방군에서 통신분야 기술장교로 복무했다.

전역 후에는 1987년 당시 44세의 나이에 단돈 2만1000위안을 손에 쥐고 중국 선전(深圳)에서 통신장비 전문기업 화웨이(華爲)를 세웠다. 중국의 굴기(堀起·도약)를 위해 행동에 나선다는 뜻으로 ‘화웨이’라 이름 붙였다. 다른 중국기업들이 해외 제품을 수입하는 편한 길을 선택했을 때 런정페이는 직접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들어 팔았다.

이런 뚝심 경영으로 화웨이는 창업한 지 30년도 되지 않아 통신장비와 모바일분야에서 손꼽히는 기업에 올라섰다. 2000년 처음으로 100대 중국 전자기업에 들었고, 2007년에는 세계 5위 통신장비업체로 올라섰다.

특히 런정페이의 진취적 리더십 배경에는 중국 공산혁명을 이끈 마오쩌둥(毛澤東)이 있다. 그는 군생활을 하면서, 농촌에서 혁명을 일으켜 도시로 포위해 들어간 마오쩌둥의 전술과 철학을 습득했다. 그 역시 화웨이 창업 후 대형 업체가 장악한 대도시 대신 지방에서 힘을 길러 도시로 진출하는 경영 전략을 펼쳤다.

이같은 전략은 화웨이를 글로벌기업으로 성장시킨 밑거름이 됐다. 통신장비 등의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2009년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한 화웨이는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뛰어올랐다. 중국 내수 시장에 머무르고 있는 샤오미와 달리 화웨이는 한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화웨이 급성장의 배경에는 런정페이가 꾸준히 추진한 연구·개발(R&D)이 있다. 런정페이 회장은 고속성장에도, 사업이 위기를 맞이했을 때도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비로 투자했다. 현재 전 세계 직원 17만명 가운데 45%인 7만6000여명이 R&D 인력일 만큼 기술개발을 중시한다.

런 회장이 특히 화웨이를 ‘늑대’에 비유하는 것은 이미 유명하다. 그는 1998년 ‘화웨이의 붉은 깃발은 언제까지 펄럭일 것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감한 후각, 불굴의 진취성, 팀플레이 정신 등 늑대의 3가지 특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화웨이는 런 회장 아래 부회장 3명이 6개월마다 돌아가면서 CEO를 맡고 있다. 리더 한 명의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다. 12억20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런 회장은 화웨이 CEO들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