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 “아~”

지난 9일 주말 tvN의 ‘응답하라 1988’을 시청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뱉었을 탄성입니다. 처음으로 ‘정환(류준열)’이 혜리를 향해 용기있게 달려갔지만, 그 곳에는 늘 덕선(혜리)를 향해 돌직구를 던져 온 택이(박보건)가 먼저 도착해 있었습니다. 정환은 말합니다.

“내 첫사랑은 늘 그 거지같은 타이밍에 발목잡혔다”

쌍문동 친구들은 훌쩍 커 성인이 됐고, 각자의 생활에 집중하다 종종 함께 모여 예전처럼 택이의 집에서 일상사를 나눕니다. 과거 조마조마했던 첫사랑의 기억은 모두 아스라이 기억 저편의 일이 된 듯했습니다. 사법고시에 합격한 보라는 선우와 이별했고, 선우는 의사가 됐습니다. 덕선을 좋아했던 정환과 택이도 아무일 없었던 듯 다시 덕선의 친구로 돌아간 듯합니다. 덕선 역시 소개팅을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등 평범한 20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덕선은 친구들과 만나 당당하게 “내가 인기가 많다, 이번 주말 이승환 콘서트를 간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알고보니 상대 남성은 양다리였고, 덕선은 혼자 콘서트장에 가게 됐습니다.

두 남자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바로, 정환과 최택입니다. 각자 약속이 있었지만 두 사람은 모두 ‘현재’를 버리고 ‘과거’로 달려갑니다. 늘 곁에 있어서 머뭇거려야만 했던 첫사랑 덕선에게로 말입니다. 덕선과 콘서트를 보는 ‘용기남’은 오늘도 택이였습니다. 택이는 이 날 생애 최초로 대국을 포기하고 덕선과 콘서트를 보기 위해 달려갑니다.

그 모습을 본 정환은 다시 뒤돌아섭니다. ‘망할 신호등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더라면’이라는 후회를 하면서 말이죠. 이 날 정환은 “내 첫사랑은 늘 그 거지같은 타이밍에 발목잡혔다. 그 빌어먹을 타이밍에”라며 후회합니다. 하지만 택이가 대국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알고 금방 깨닫습니다. “나빴던 건 신호등이 아니라, 타이밍이 아니라 내 수많은 망설임들이었다”는 것을요.

용기와 선택만이 타이밍을 만든다는 큰 깨달음을 얻은 정환은 종방을 앞두고 거침없이 질주할 것으로 보입니다. 술자리에서 졸업 때 받은 피앙세 반지를 건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덕선에게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구구절절 읊어놓습니다. 이 고백이 덕선을 향한 돌직구의 시작인지, 아니면 마음을 정리하는 수순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이 고백을 장난이라고 생각한 다른 친구들과 달리 덕선만은 ‘진심’임을 알았다는 것입니다.

팬들은 정환이 조금만 더 용기를 내길 바랍니다. ‘늘 타이밍에 발목잡힌’ 첫사랑을 이제는 잡을 때도 됐다면서요. 이런식이라면‘어남류’라는 공식도 깨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울한 덕선과 정환, 택이와 달리 다른 이들은 다시 첫사랑을 만나며 아련한 기억을 더듬고 있습니다. 만옥의 유학으로 이별했던 정봉과 만옥은 PC통신 채팅방에서 서로의 존재를 알아채고 재회했고, 보라는 연대의대생과의 소개팅을 하려다 선우와 소개팅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청춘들의 사랑은 어떤 결말에 이를지는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1화부터 이들 청춘남녀가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9일 방송에서 정환이 말한 듯 합니다. 중요한 건 ‘타이밍’도 ‘신호등’도 아니라는 것. 누가 더 완벽한 타이밍을 만들어낼지 다음 주가 기대되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