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배럴당 20달러 선까지 내려앉은 국제 유가로 인해 일상이 바뀌고 있다. 기름 값이 싸지면서 해외 여행객이 늘고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이나 대형차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출퇴근 때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사용하는 ‘차출족’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 유류할증료 5개월 연속 0원, 해외 여행 늘어=지난해 1∼11월 해외여행객 20% 증가해외여행을 즐기는 국민이 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폭락하면서 국제선 항공권의 유류할증료가 5개월 연속 0원을 기록하며 저렴한 여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해외여행을 떠난 국민은 전년 동월 대비 26.2% 증가한 162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1월부터 11월까지 해외로 나간 국민은 모두 1752만8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했다.
해외여행이 늘며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여행에서 쓴 돈은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11월까지 우리 국민이 해외여행·출장 등으로 쓴 일반여행 지출액은 193억507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2% 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에 해외여행객이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기준으로 따질때 200억 달러를 최초로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몸집 큰 SUV 차량 인기=기름 값 부담이 줄면서 SUV 차량과 같은 몸집 큰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내수 판매 대수는 183만3000대로 전년보다 10.4%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SUV의 약진이 돋보였다. 경차(15.4%→13.1%), 소형차(18.7%→15.8%), 중형차(17.0%→15.8%)의 판매 비중이 줄어든 반면 SUV는 1년 전 27.8%에서 34.1%로 확대됐다.
개별소비세 인하나 신차 출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기름 값이 싸진 탓에 유지비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차출족도 증가하고 주유소에 가는 횟수는 더 줄어드는 모습이다.
직장인 천모(34)씨는 “출퇴근 30분 거리라 예전에는 지하철을 타고 다녔는데 요즘엔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아 편하게 자가용으로 출퇴근한다”고 말했다.
주로 마트에 갈 때 등 근거리 운전이 많다는 주부 김모(31)씨는 “예전엔 3만원을 주유하면 4∼5일 후 또 주유소에 갔어야 했는데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간다”고 말했다.
▶원유 파생상품 투자자 ‘울상’=저유가가 마냥 모두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국제유가 파생상품 투자자들은 저유가 때문에 원금 손실 위기에 처해있다.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한 공ㆍ사모 파생결합증권(DLS) 등 원유 파생상품은 투자기간에 국제 유가가 일정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미리 약속된 이자를 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만기 때 가입 당시보다 국제 유가의 40∼60% 이하로 내려가면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 통상 원유 DLS의 투자 기간은 3년인데, 그 사이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30달러 안팎으로 떨어져 최근 만기가 도래한 상품 투자자들은 대부분 큰 손실을 봤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3일까지 만기 상환된 원유DLS 가운데 15개 상품에서 모두 370억원의 손실이 났다.
지난해 12월 23일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북해산 브렌트유 등 원유 DLS의 발행 잔액은 총 1조7300억원에 이른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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