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들러리로 입찰에 참가한 사실을 숨기고 탈락보상비를 챙겨간 건설회사에 전액을 다시 내놓으라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6부(부장 윤강열)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을 상대로 설계보상비를 반환하라며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입찰공고한 공사에 들러리로 참여해 경쟁입찰을 방해한 포스코건설 등은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입찰탈락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설계보상비 3억2000여만원을 원고에게 다시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포스코건설은 코오롱글로벌이 광주ㆍ전남 혁신도시 수질복원센터 시설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도록 2011년 5월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했다. 앞서 코오롱글로벌이 포스코건설을 위해 2009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 개발사업 지구 공사에 들러리로 참여해준 것에 대한 반대급부였다.
심사결과 코오롱글로벌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아 낙찰자로 결정되면서 포스코건설은 입찰에서 탈락했다. 대신 포스코건설은 관련 법령에 따라 입찰과정에서 지출한 설계비의 일부를 보상받았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 두 건설사 측의 ‘들러리 입찰 합의’를 부당 공동행위로 보고, 포스코건설과 코오롱글로벌에 각각 19억원, 14억원의 과징금을 내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도 설계보상비를 받아간 포스코건설 측을 상대로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며 2015년 소송을 청구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공동행위가 없었더라도 정상 입찰자에게 반드시 설계보상비를 지급했을 것이라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입은 손해는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법령에 따라 입찰자가 1인밖에 없는 것이 명백하거나 입찰자ㆍ낙찰자가 없으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한 것을 숨기고 설계보상비를 받아간 건설회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이 상당수 계류 중”이라며 “이번 판결은 설계보상비 반환 청구소송 또는 손해배상소송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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