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안심번호제라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어요.”

서울 지역 새누리당 한 예비후보의 토로다.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서다. 안심번호를 부여받을 권한이 정당에만 있는 탓에 후보들은 사전에 ‘모의고사’를 쳐볼 수도 없다. 기존 여론조사 방식에서 이기고 있는 후보도, 뒤지고 있는 후보도 막판까지 변수가 남아 있는 셈이다. 말 그대로 ‘안심할 수 없는’ 안심번호제다.

새누리당은 20대 총선에 도입하는 상향식 공천에서 안심번호제를 전격 도입한다. 25일 정치권, 통신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개정한 공직선거법 57조 8항에 따라 이동통신사업자는 정당이 당내 경선 등을 위해 안심번호를 요청할 경우 성별ㆍ연령별ㆍ지역별로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이를 가상의 안심번호로 제공하도록 명시했다. 기존 유선전화 방식의 여론조사가 수신율이 낮고, 여론 조작의 가능성이 크다는 데에 따른 보완책이다.

이미 통신사도 고객을 대상으로 안심번호에 따른 정보제공 동의 알림에 나섰다. ‘정당의 요청에 따라 가상의 안심번호로 제공되나 동의하지 않으면 거부 등록을 해달라’는 등의 내용이다.

관건은 안심번호의 파장이 베일에 싸여 있다는 데에 있다. 또다른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경선 전 여론조사를 돌려 현 판도가 어떤지 예측하고 대비해야 하는데, 안심번호가 아닌 기존 유선전화 방식의 여론조사 밖에 할 수 없다”고 난감해 했다.

기존 유선방식의 여론조사는 젊은층의 낮은 응답률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대표성도 논란이었다. 직업 없이 집에 머물거나 아르바이트생 등이 과도하게 대표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인 직장인이 내선번호의 집 전화를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된다.

안심번호제로 바뀌면 상대적으로 휴대전화 중심의 젊은층 응답률이 크게 높아진다. 또 설문에 응하는 직업군 자체가 크게 바뀔 수 있다. 안심번호제의 여론조사 결과가 기존 유선전화 방식의 결과와 차이를 보일 것이란 이유다. 예비후보마다 전망도 제각각이다. “젊은층에 인기 있는 후보가 더 유리하다”, “지역 기반보다는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후보가 더 유리하다” 등이다. 실제 안심번호제를 시험해볼 수도, 기존에 참고할 사례도 없으니 그저 전망만 분분하다.

오히려 결과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합리적 보수로 평가받는 후보의 지지율에 다소 유리할 수 있겠지만, 여론조사 방식 변경 자체가 20~30대의 새누리당 후보별 지지도에 큰 차이를 나타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