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경력 4년차인 총무부 대리입니다. 제가 사람 좋다는 소문이 나서 그런지 동료들로부터 ‘좀 도와 달라’는 SOS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대체로 부탁을 들어 주는 편입니다. 그런데 제 일이 바쁠 때도 도움을 요청해오는 경우에 처신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바쁘다고 거절하면 그 동안 쌓아온 인간관계가 나빠질 것 같아 울며 겨자 먹기로 도와주기도 하는데요, 동료들의 지원 요청 부탁을 계속 들어 주는 게 잘하는 건가요?’ 성과가 좋은 회사는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서 적재적소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맡긴다는 질적인 측면과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만큼씩 일을 맡긴다는 양적인 측면이 있다. 그렇게 본다면 어느 누구든 본인에게 주어진 일은 본인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것은 전투에서 자신이 맡은 진지를 제대로 지켜내야 하는 것과 같다. 당장 내 앞에 적병이 없다고 섣불리 옆 진지로 갔다가 내 방어선이 뚫리기라도 하는 날엔 全部隊가 위험에 처하게 된다. 그러나 원칙이 그럴 뿐 일상에서는 때때로 정말 일이 몰릴 때도 있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도 있다. 도움을 요청한 사람이 절실하게 그런 상황에 처한 것인가를 판단해서 도울 수 있다면 도와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나서서 도와주거나 또는 자신이 해야 할 일도 미처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남을 도와주는 것은 ‘過恭이 非禮’인 것과 같다. 이분이 쩔쩔매며 울며 겨자 먹기로 동료를 돕고 있는 모습을 보는 상사들은 속으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이구! 너나 잘 하세요!’ 직장인들이여!! 관대함은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필요할 때 주는 것이다. 내 할 일도 못하면서 남을 돕는 것은 선행이 아니라 나약함이요, 가장 어리석은 자기과시이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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