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 작년 말부터 이달 초까지 잇따라 발생한 제주항공ㆍ진에어의 비정상 운항의 원인은 해당 항공사 소속 조종사ㆍ정비사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기본적인 안전절차를 지키지 않은 때문으로 드러났다. 이들 항공사가 물의를 일으킨 직후부터 20~25일간 국토교통부가 전문가들을 동원한 조사를 벌여 28일 내놓은 결론이다.

▶제주항공 조종사 사후약방문으로 ‘셀프 멘붕’=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 김포공항을 떠나 제주도로 가던 제주항공 7C101편(보잉 737기)의 객실여압 이상은 발단부터 결말까지 조종사의 안이함이 빚은 결과물로 요약된다.

일단 기내에 공기를 넣어주는 블리드 스위치가 꺼진 상태에서 이륙했다. 이륙 전후로 총 3차례 이 스위치가 켜져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하늘로 날아 오른지 6분 13초가 됐을 때 이상이 감지됐다. 고도 1만피트 이상 올라가면 객실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경고음이 울린 것. 조종사는 이를 듣고도 24초를 흘려보냈고, 비행기는 1만3000피트까지 올라갔다. 그는 이 지점에서 1만피트로 비행기를 하강시키겠다는 결심을 했고 스위치도 켰다. 1만피트에선 경고음이 사라졌고, 조종사는 다시 1만5000피트 이상으로 상승했다. 탑승객들은 귀 통증을 호소했다. 객실 여압이 충분히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도를 높인 탓이었다. 승무원이 이런 상황을 조종사에게 알렸다. 비행기가 1만9831피트까지 도달했을 즈음 조종사는 다시 강하하기로 결정했다.

강하 과정에선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고도가 떨어지면 객실여압 고도계도 이에 맞춰 내려가야 하는데 지시계 바늘은 3만5000~4만피트를 가리키고 있었다. 당황한 조종사는 매뉴얼에 있는 비상절차에 따라 탑승객들을 위해 산소마스크를 수동 작동시켰고, 압력조절 밸브도 수동으로 조작했다. 국토부가 이번 조사에서 파악하기론 지시계 바늘의 이런 움직임은 정상이었는데 조종사가 이를 모르고 과잉 대응을 한 셈이다. 조종사는 고도 8000피트 상공에서 비상 선언을 했다. 탑승객 입장에선 비행기는 지면과 가까워지는데 산소마스크가 등장해 어리둥절하고,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공기가 기내에 과다 투입돼 객실고도 지시계가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조종사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보잉 737에만 국한해 나타나는 것이며, 해당 제조사에 기체 결함이 아니라는 것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출입문 문제, 조종사도 정비사도 그냥 넘겼다=이달 3일 발생한 진에어 LJ306편(보잉 737기)의 세부 ‘회항 사건’은 조종사와 정비사의 안전 의식 부재가 빚은 합작품으로 결론났다. 세부를 떠나 부산으로 가던 이 비행기는 우선 정비사가 출발 전 문제가 된 ‘전방 좌측 출입문’이 정확히 닫혔는지를 확인해야 했지만 건너 뛰었다.

반드시 해야 했던 과정이었다. 이유는 이 비행기는 작년 12월 30일 제주~김포 운항 과정에서 착륙 후 비행기가 활주할 때 출입문이 정상이 아니라는 걸 조종사가 인지했기 때문에 추후에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게 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러나 단순히 경고등이 고장난 걸로 판단해 운항을 재개했다. 나중에 정비사가 살펴본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출입문 경고등이 가끔 작동하지 않는 걸로 보고, 이 결함을 나중에 정비(정비이월)하기로 했다. 이 비행기는 이후 20회를 운항했다.

사달이 나는 데엔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세부 상공을 날던 조종사는 출입문에서 굉음이 나고 바람도 샌다는 승무원의 보고를 받았다. 조종사는 단순 센서이상으로 판단했다. 조종실에서 여압계통만 확인하고 고도를 계속 높였다. 1만5000피트 상공에서 객실여압 경고음이 터지자, 조종사는 황급히 1만피트까지 고도를 낮춘 뒤 세부공항으로 회항해야 했다. 문제를 일으킨 출입문을 조사한 결과, 경첩 부품에 결함이 있었던 걸로 확인됐다. 이건 나중에 정비해야 할 사항이 아니라 부품을 바로 교환해야 하는 문제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조종사ㆍ정비사에겐 최대 45일의 자격정지를, 항공사엔 연대책임을 물어 해당 노선에 대한 운항정지 최대 10일 또는 과징금 6억원을 물리는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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