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ㆍ김우영 기자]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강력하고 포괄적인 대북 제재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조율이 사실상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추가 발사 움직임까지 포착되면서 북핵으로 시작된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새로운 양상을 맞고 있다.
핵에 이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핵과 관련해 제재를 논의하는 중에 나온 것이어서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 정세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카드가 없는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고강도 제재 대신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선택한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시점은 유엔 안보리 제재 채택 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우려되는 추가 도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다. 북한은 이번 4차 핵실험으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자신하는 만큼 이를 실어나를 탄도미사일 발사까지 연이어 강행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은 1~3차 핵실험을 앞두고서는 대포동 2호나 은하2호, 은하 3호 등 장거리 미사일을 먼저 발사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이 북한이 4차 핵실험 이후 장거리 미사일을 언제라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준비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어 북한의 추가 도발 리스크는 점차 고조되고 있다.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28일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차량과 사람의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발사대 증축 공사를 완료한 이후 언제라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상태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장의 시설이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고 3단 로켓 추진체를 발사장에서 조립하도록 대형 조립동도 갖췄다”면서 “조립동에서 발사대까지 2개의 자동 레일을 깔아 로켓 추진체를 발사대까지 자동으로 신속히 이동하도록 발사장을 현대화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장거리미사일 발사장(북한은 서해 위성발사장이라고 주장)의 발사대를 67m로 증축하는 공사를 끝낸 상황이다. 앞서 27일 일본 교도통신도 일본 정부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르면 일주일 이내에 발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안보리가 이미 탄도미사일 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새로운 미사일 발사는 북한에 대한 더 엄중한 제재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에 대해 27일(현지시간) 북한의 도발 자제를 촉구했고 미국 국무부는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제안한 5자회담을 지지한다는 국무부 부대변인 명의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북한을 압박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해 보다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이 여전히 북핵 제재에 미온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안보리의 제재 수위 역시 불투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 측의 제재 동참을 이끌어 낼 마땅한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설득하기 위해 내놓은 발언은 “모든 국가와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국가들은 (북한의 핵위협 같은) 그런 위험에 대처할 의무가 있다”며 중국의 국제사회 책무를 강조한 것이 전부였다. 한국 정부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민국 국방장관까지 직접 사드 배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중국을 압박했지만 돌아온 것은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과 한국 사이 신뢰를 엄중하게 훼손할 것이며 (한국은) 그로 인해 생기는 대가를 감내할 준비를 해야 한다”(27일 환구시보 사설)는 위협이었다. 28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의 중국 설득 방안을 묻는 질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고 6자회담 당사국으로 보다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는 강력하고 실효적인 안보리 결의 도출을 위해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고, 6자 회담 틀 내에서 5자 공조 강화를 위해 협의를 계속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특별한 게 없다”며 “주변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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