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료하고 큰 목소리로 답변…13분만에 끝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폭발 협박 사건’의 현장검증이 진행된 인천 중구 인천공항 1층 화장실앞. 현장검증에 도착한 피의자 유모(36) 씨는 “평소 사회에 어떠한 불만이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나에 대한 불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고 다소 격앙된 듯한 목소리로 답했다.

‘실제 폭파시킬 계획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아닙니다”고 답했다. ‘폭발물을 어떻게 만들었느냐’는 질문에는 “테이프를 둘둘 말아 만들었다”고 말했다. 명료하고 큰 목소리였다.

유씨는 더 할 말이 있는 듯했지만 현장검증을 서두르는 경찰에 이끌려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현장검증은 오전 10시35분에 시작돼 약 13분 만에 비교적 빨리 끝났다.

유씨가 차량으로 현장에 도착하기 직전 공항 1층 입구에서 화장실까지 긴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현장에 도착한 유씨는 붉은색 점퍼를 입고,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손과 몸은 포승줄 등으로 결박된 상태였다. 현장검증에서 쓰인 폭발물 대용물은 화장실에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검증이 실시될 동안 화장실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유씨는 현장검증을 마치고 경찰과 함께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현장 검증에 참여한 경찰은 “당시 폭발물을 설치하는 장면을 재연했고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항을 찾은 시민은 갑자기 몰린 취재진과 경찰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차분하게 현장검증을 지켜봤다. 현장 검증이 끝나고 사건이 벌어진 화장실이 공개됐다. 화장실 벽은 당시 출동했던 경찰이 폭발물 제거 작전 때 발사한 물사출 분쇄기 등 때문에 문 일부가 부서지고 벽도 검게 그을려져 있었다. 유씨는 대학원을 나온 음악 전공자로 무직 상태로 지냈으며, 아내와 태어난 지 얼마 안된 자녀도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36분께 인천공항 1층 남자화장실 첫 번째 좌변기 칸에 폭발물 의심 물체와 아랍어로 쓰인 협박성 메모지를 남긴 혐의(폭발성물건파열예비음모 및 특수협박)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유씨가 화장실에 설치한 화과자 상자 겉 부분에는 부탄가스 1개, 라이터용 가스통 1개, 500㎖짜리 생수병 1개가 테이프로 부착돼 있었다. 상자 안에는 기타 줄 3개, 전선 4조각, 건전지 4개가 담겨 있었고 브로콜리, 양배추, 바나나껍질을 비롯해 메모지 1장도 발견됐다.

이날 오전 현장검증에 이어 오후에 인천지법에서 유씨에 대한 영장 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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