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 여자라 취업이 어려웠던 내게 기간제 대체인력으로 입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육아휴직 중인 직원을 대신해 1년간 근무하는 조건이었다. 무엇보다 대체인력으로 채용됐더라도 나중에 근무 성과에 따라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말에 희망이 생겼다. 대체인력으로 입사한 후 정식으로 채용된 동기들과 동등하게 신입사원 교육을 받아 회사와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 2달간 선임의 꼼꼼한 업무 인수인계로 선임이 출산휴가를 떠난 직후에도 업무처리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3년이 지난 지금 난 정규직으로 근무 중이고, 몇 달 후면 출산휴가를 갈 예정이다. 그리고 내 업무를 대신할 대체인력이 조만간 온다.

현재 기흥모터스에서 마케팅 주임으로 근무하는 정 씨(29)의 사례다. 기흥모터스는 육아휴직자가 생기면 대체인력을 채용하고,기간이 만료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는 구조를 정착시킨 모범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모터사이클 수입ㆍ판매 업체인 기흥모터스는 업무 특징 상 남자 직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후 규모가 커지면서 여직원들도 늘어났고, 그에 따른 출산 및 육아휴직도 많이 늘어나게 됐다. 기흥모터스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중요시하는 회사 철학에 맞게 출산휴가자의 대체인력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체 근무기간이 끝난 후에는 자진 퇴사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해 근무하고 있다.

정 씨는 “출산휴가를 써도 제 업무에 대한 공백을 대체 인력이 채운다는 생각에 동료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고,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휴가를 갈 수 있게 됐다”며 “1년간 육아에 집중하고 회사에 돌아와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육아휴직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사규를 개정한 한국수자원공사도 대체인력 활용의 우수 사례로 꼽힌다.

공사는 지난 2014년 무기계약근로자의 정년보장을 명문화해 계약서에 쓰도록 하고, 지난해에는 이들의 육아 휴직기간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이후 육아휴직자는 2014년 33명에서 지난해 58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대체인력 활용을 늘리면서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 직원이 많이 늘었다.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 차질, 동료 부담 등 장애요인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사는 장기 휴직으로 인한 업무공백 발생 시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기보다 정규직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기업의 대체인력 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민간 대체인력뱅크’ 2곳을 운영 중이다. 대체인력뱅크는 출산ㆍ육아휴직, 전환형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업무공백을 대체할 적합한 인재를 기업과 연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대체인력 서비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고용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새일센터,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해 나갈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고용복지+센터에 입주해 운영 중인 새일센터의 경우 경력단절여성의 구직풀을 확충해 취업 알선을 강화하고, 민간 대체인력뱅크도 센터에 입주시켜 원스톱 대체인력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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